비소 먹는 미생물 ‘GFAJ-1’ 명명에 담긴 비밀… Give Felisa a Job
입력 2010-12-06 18:35
첫음 발견한 연구원이 자신의 구직 열망 담아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이 최근 공개한 비소를 먹는 슈퍼 미생물 ‘GFAJ-1’의 이름엔 젊은 여성 과학자의 ‘구직 열망’이 담겨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GFAJ-1은 언뜻 아무 의미가 없어 보이지만 실은 ‘펠리사에게 일자리를 달라(Give Felisa a Job)’는 말의 약자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전했다. 미생물 GFAJ-1을 처음 발견한 펠리사 울프-사이먼 박사가 자신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달라는 소망을 담아 작명한 것이다.
울프-사이먼 박사의 은사인 폴 데이비스 애리조나주립대학 교수는 WSJ 기고문에서 제자가 세상이 놀랄 만한 업적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털어놓았다. 데이비스 교수는 “펠리사는 한때 머리칼을 핑크색으로 물들이고 다니는 등 자유로운 사고방식의 소유자”라면서 그의 이런 성격이 새로운 형태의 미생물을 찾는 도박에 가까운 연구를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실제로 울프-사이먼 박사는 남과는 다른 사고방식 덕분에 탄소(C)와 수소(H), 질소(N), 산소(O), 인(P), 황(S) 등 이른바 ‘생명체 필수 6대 원소’를 기반으로 구성돼 있는 기존의 학설을 따르는 대신 비소를 먹는 미생물체를 찾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소를 먹는 미생물체를 찾으려는 그의 연구계획은 처음엔 과학계로부터 냉대를 받았다. 많은 과학자들이 그의 연구를 비현실적이라며 비판했고 연구기관들은 지원을 거부했다. 다행히 나사가 그를 객원 연구원으로 위촉해 지원함으로써 그의 프로젝트는 어렵게 빛을 보게 됐다. 이제 과학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연구실적을 공개한 만큼 울프-사이먼 박사가 일자리를 찾는 건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