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초등생 “식용 버섯 90% 발암 물질 오염” vs 베이징 당국 “비과학적 조사 98%가 안전”
입력 2010-12-06 18:34
중국 베이징의 한 초등학생이 직접 실험을 통해 식용 버섯 대부분이 발암물질에 오염됐다고 폭로, 이를 부인하는 시 정부 당국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베이징 푸청먼와이(阜成門外) 제1소학교 6년생 장하오(11)는 최근 시중에서 판매되는 버섯의 90%가 발암물질인 형광 광택제에 오염된 사실을 폭로했다고 성도만보가 6일 보도했다. 평소 버섯구이를 좋아하는 이 어린이는 지난 2월 부모가 “버섯에 형광 광택제가 포함됐다는 얘기가 있으니 먹지 말라”고 하자 스스로 조사해 보기로 결심했다. 시내 청소년 과학기술관 과학탐구반에 다니는 그는 과학기술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자료를 찾고 설문지 조사를 마쳤다. 또 부모의 도움으로 중국 농업대학 박사과정에 있는 가오루오팡으로부터 직접 지도를 받으며 실험에 착수했다. 실험 결과 동네 슈퍼와 재래시장 등에서 구입한 식용균 16샘플 중 12개에서 형광 광택제가 허용치 이상 함유된 사실을 발견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각 매체에서는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에 베이징시 식품안전사무실은 즉각 시내 13개 슈퍼 및 시장에서 132개 표본을 추출, 형광 광택제가 허용치 이상 포함됐는지 확인한 결과 합격률이 97.73%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시 공상국 관계자는 “초등학생의 과학탐구정신은 긍정적 가치가 있지만 조사 결과는 과학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누리꾼 등 일반인 대다수는 관련 당국보다 이 초등학생을 더 신뢰해 시 정부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누구를 믿느냐’며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3119명 중 8명만 ‘공상국을 믿는다’고 답변했을 뿐 나머지 대부분은 ‘초등학생을 믿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