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사태’ 수습 급물살… 신상훈 사장 사퇴·신한은행은 訴 취하

입력 2010-12-06 18:32


신한금융 사태의 출발점이던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이 스스로 물러났다. 신한은행은 신 사장을 상대로 냈던 고소를 취하했다. 3개월을 끈 내분 사태는 라응찬 전 회장, 신 사장의 자신사퇴로 수습 국면에 돌입했다. 류시열 신한지주 회장 체제에 힘이 실리면서 지배구조 변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 수사 결과가 변수다. 검찰이 빅3(라 전 회장, 신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를 모두 기소하면 지주회사는 물론 은행까지 경영 공백에 시달리게 된다.

◇빅2 퇴진으로 ‘상처 봉합’=신한은행은 6일 “신 사장이 사장직을 사퇴하고, 신한은행은 신 사장을 상대로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걸었던 고소를 취하한다”고 밝혔다. 신 사장과 이 행장은 지난 4일 화해를 했고, 신한은행은 고소 취하를 약속했었다.

금융권에서는 신 사장 사퇴를 일종의 시그널이라고 본다. 이 행장과 동반퇴진을 조건으로 내걸었던 신 사장이 사퇴를 결심한 배경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다. 일단 내분이 장기화되면서 신한금융의 대내외 신인도가 하락한 데다 검찰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라는 것이 겉으로 드러난 이유다. 여기에 외부 입김을 차단하면서 내부에서 빠른 속도로 수습을 한다는 실리적 판단이 숨어있다.

신한금융은 그동안 ‘낙하산 인사’ 진입을 가장 우려했다. 지배구조가 모두 공백 상태가 되면 외부 영향력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었다. 이 때문에 라 전 회장은 한때 내년 3월 주주 총회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새로운 지배구조를 세운 뒤 떠나겠다는 뜻을 비치기도 했다. 이번에 이 행장이 사퇴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3명이 모두 떠나면 조직이 일시에 외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신 사장과 이 행장이 화해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개편 가속도=신한금융 특별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지배구조 개편에 한층 속도가 붙게 됐다. 특위는 오는 9일 3차 회의를 열어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특위는 현재 2명(회장, 사장)인 대표이사 체제를 바꿀 생각이다. 회장이 단독으로 대표이사를 맡는 방안, 회장·사장직을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한금융은 지배구조를 바꾼 뒤 내년 2월 이사회, 3월 주총에서 차기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류 회장, 이 행장을 투톱으로 해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고 조직 안정을 꾀하겠다는 전략을 짰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신한금융의 복안은 ‘원점’이 될 수 있다. 검찰은 고소를 취하해도 수사를 중단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횡령과 배임은 고소를 취하해도 검찰이 별도로 기소할 수 있다. 빅3 기소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고소 취하가 형사처벌 수위 등에 정상 참작될 가능성은 있다. 고소 취하가 수사기관으로부터 불똥을 피하려는 것일 수 있어 진정성 등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고 했다.

검찰은 이르면 7일 신 사장을 한 차례 더 소환조사한 뒤 다음 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찬희 이용훈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