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국내 첫 태블릿 PC의 ‘눈물’

입력 2010-12-06 18:34


국내 최초 태블릿 PC ‘아이덴티티탭’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출시 초기 생산차질로 시장 선점 기회를 놓친 데다 갤럭시탭, 아이패드 등 경쟁제품이 잇따라 시판되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

제조업체 엔스퍼트는 지난 9월 20일 아이덴티티탭 출시 이후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3만5000대가 팔렸다고 6일 밝혔다. 엔스퍼트 관계자는 “9월 말 출시는 했지만 생산에 차질이 생겨 10월에는 거의 판매가 안 됐다”고 말했다.

주요 부품 수급에 문제가 생겨 지난 5월 시제품 공개 이후 출시 시점이 두 달가량 지연되고, 시판 후에도 한 달 동안 판매가 안 돼 시장 선점 기회를 놓친 것이다. 여기에 지난달 14일과 30일 삼성전자의 갤럭시탭과 애플의 아이패드가 각각 시판되면서 태블릿 PC 시장은 갤럭시탭과 아이패드로 양분되는 상황이다. 현재 갤럭시탭은 글로벌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어섰고 아이패드 예약가입자는 5만 명에 달한다.

더 큰 문제는 아이덴티티탭이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 PC인데 구글 인증을 받지 못해 안드로이드마켓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엔스퍼트 관계자가 미국 구글 본사에서 인증 문제를 협의하고 있지만 핼러윈데이 연휴 때문에 애초 일정보다 늦어지고 있다.

엔스퍼트는 연내 구글 인증을 획득해 콘텐츠를 확보하고 프로요 업그레이드를 시작하면 ‘가격 대비 최고 성능’을 내세워 다시 한번 승부수를 띄운다는 계획이다. 엔스퍼트 관계자는 “갤럭시탭과 하드웨어 측면에서 크게 차이가 없고 디자인을 강화한 후속모델을 준비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이라 물량공세에서 밀리지만 확장성과 저렴한 가격 등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