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FTA 공방… 손학규 “대통령은 사과하라” 김무성 “굴욕외교 생트집 황당”

입력 2010-12-06 18:14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결과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거칠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가이익을 증대시키는 기회라며 야당에 한·미 FTA 비준 협력을 촉구했다. 안상수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FTA는 한·미 양국의 경제교류 확대는 물론이고 안보협력 증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밀린 한·미 FTA 재협상 결과는 한·미동맹을 오히려 훼손하는 것”이라고 반박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한·미 FTA 재협상 결과의 폐기를 촉구했다.

경제적 효과를 놓고도 논쟁이 벌어졌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라디오방송에서 “한국 차에 미국 관세장벽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게 가장 큰 불리함으로, 금액으로 5년간 5조원 정도 된다”고 말했다.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 철폐 기간 연장 등으로 3000억∼4000억원 정도 이익이 예상되는 반면 자동차 분야 양보로 인한 손실은 이익의 10배 이상에 달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자 같은 방송에 나온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은 “한·미 FTA를 체결하지 않는 데 따른 1년의 경제적 상실액이 15조원”이라고 맞섰다.

상대를 향한 비난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번 협상을 1876년 강화도 조약, 1882년 조·미수호 통상 및 조·청 무역장전, 1966년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이은 5대 불평등 조약으로 규정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가 세계 양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장벽을 허물어 전 세계가 부러워한다”면서 “훌륭한 업적을 쌓은 정부·공무원에게 훈장을 줘도 부족한데 야당은 굴욕외교라고 매도하며 생트집을 잡으니 황당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 후속조치는 내년 초부터 추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는 7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통상교섭본부로부터 긴급현안보고를 받을 계획이어서 재협상 내용 및 향후 국회 비준동의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