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NASA) 발표 관련 프랭크 스투트맨 호주 라브리 대표 인터뷰

입력 2010-12-06 11:10


지난 3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발표한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대해 프랭크 스투트맨(호주 웨스턴시드니대 물리학 교수)는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다른 행성에서 미생물체가 발견된다면 하나님의 창조에 대한 인간의 경외감만 높일 뿐”이라고 말했다. 성경 해석이나 하나님에 대한 신앙 등 기독교의 기본에 대한 변화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나사 근무 당시 지구 바깥 생명체 찾기 프로젝트(SETI)에 참여하기도 했던 그는 “우주가 너무나 광대하기 때문에 지구 외의 다른 행성에서 생명체를 찾는다는 것은 희망사항일 뿐 불가능하다”며 “그래서 다른 행성으로부터 오는 신호를 감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것마저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나사의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지구상의 그 어떤 생물체도 DNA에 비소를 함유한 경우는 없었다”며 “생명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더 넓게 생각하도록 문을 연 것이 이번 연구 결과의 포인트”라고 평가했다.

부인 히더 스투트맨 여사와 함께 25년 넘게 신앙과 학문의 통합을 연구하는 호주 라브리 대표로 섬기고 있는 스투트맨 박사는 천체물리학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중점적으로 연구해 왔다. 지난 1월 지적설계연구회(회장 이승엽 서강대 교수) 초청으로 방한해 ‘현대과학과 무신론에 대한 기독인의 응답’을 주제로 강연한 바 있다.

다음은 스투트맨 박사와의 인터뷰 전문.

Q.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언급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발표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펠리사 울프사이먼 박사가 캘리포니아의 모노 호수에서 비소에 기반한 박테리아종(種)을 발견했다. 비소(砒素)는 화학의 원소 주기율표에서는 인(燐)과 같은 수직선상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비소와 인은 비슷한 성질을 갖고 있다. 이 박테리아(GFAJ-1)의 DNA 경우 비소가 인을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앞으로 더 많은 시험이 필요하겠지만 만약 그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정말 놀라운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지구상의 그 어떤 생물체도 DNA에 비소를 함유한 경우는 없었다. 특이한 것은 이번 박테리아가 유전암호의 핵심을 구성하는 인을 비소로 대체했다는 점이다. 물론 그 박테리아는 다른 곳에서도 발견되는 흔한 종류다. 하지만 모노 호수에서 발견된 이번 박테리아는 유전암호에 있어 인을 비소로 바꿨다는 점이 특별하다. 전세계 모든 언론이 주목할 만큼 이번 발견이 놀라운 이유다.

Q. 이번 연구결과가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보나?

표준이라고 할 수 있는 기존의 DNA에서 또 다른 대안을 발견한 것은 생명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더 넓게 생각하도록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이 이번 연구결과의 포인트다. 이 같은 발견은 흥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왜냐하면 또 다른 생명체가 우주의 다른 행성에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가능성에 환호하기 이전에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없었던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것은 바로 우리(지구의 생명체)의 DNA를 구성하는 유일한 원소는 인이어야만 하는가 하는 논쟁이다. 만약 그게 증명됐다면 DNA가 비소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그 발견은 우주에 다른 형태의 미생물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대안과 확신을 더 높여줬을 것이다.

Q. 나사에 근무할 동안 우주의 미생물체 발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던데?

다른 행성의 미생물체를 발견하는 일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았다. 다만 지구 바깥에 존재하는 생명체를 찾는 일(SETI)에 약간 기여했을 뿐이다. 하지만 우주가 너무나 광대하기 때문에 지구 외의 다른 곳에서 생명체를 발견한다는 것은 우리의 희망사항이었을 뿐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이 진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행성으로부터 오는 신호를 찾음으로써 다른 곳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할 거라고 결론을 내렸던 것이다. 하지만 신호를 찾는 일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Q. 크리스천 과학자들조차 타행성에도 생물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의견이 갈리는 것 같다. 만약 타행성에도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기존의 성경 해석도 더 확대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성경은 우주의 다른 곳에 있을지도 모르는 생명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것에 대해 논쟁할 수는 없다. 다만 미생물체가 다른 곳에서 발견된다고 한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창조에 대한 우리의 경외감을 높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와 같은 지적인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예수님의 성육신은 하나님의 창조에 있어 인간이 특별한 위치에 있음을 말해준다. 왜냐하면 삼위일체이신 하나님의 제2위가 인간이 되어 우리를 구원하러 오셨다는 것은 우주의 다른 곳에서는 반복될 수 없는 유일무이한 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인간의 형상을 한 부활의 몸을 갖고 계신다. 따라서 지구 외의 다른 곳에 존재하는 미생물이나 생물(인간이 아닌)은 우리를 하나님이나 성경으로부터 조금도 옮기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인간)와 같은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성경의 흐름에 심각한 도전이 될 수밖에 없다.

Q. 종교(기독교)와 과학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나는 크리스천이라고 한다면 진리에 깊은 흥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확연한 의견 대립이 있을 때 하나님께서 자연계시(일반적으로 자연의 책)를 통해 계시하시는 것과 특별계시(성경책)를 통해 계시하시는 것은 상호 소통할 필요가 있다. 일반계시는 전지전능한 하나님을 드러낸다. 그리고 성경은 그것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하지만 당신이 만약 성경과 과학이 서로 소통하는 것을 막는다면 둘 사이엔 긴장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당신도 심각한 갈등에 빠지게 된다. 창세기의 처음 몇 장이 커다란 그림이라기보다 한 컷의 사진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과학과 성경 간 진짜 갈등에 빠지게 만든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모든 고대 문서 중에서 창세기가 많은 이야기를 제공하지만, 그 중에서도 1장은 최고의 현대과학과 통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에 대한 확신, 그리고 그 확신이 성경과 일반계시를 통해 더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모든 진리가 하나님의 진리인 이상 성경과 일반계시는 하나님의 영광과 놀라움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세세한 부분의 분명한 불일치는 끊임없이 논쟁함으로 풀려고 하기보다는 과학과 성경이 서로 소통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일이다. 성경이 과학의 세세한 부분까지 말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무오(無誤)와 확실성이라는 성경의 가치를 떨어뜨릴 뿐이다. 무오와 확실성의 주요 목적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과 관계를 맺도록 하는 것이다(과학의 세세한 부분을 따지기 위한 것이 아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