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상의 성경과 골프(74)

입력 2010-12-06 10:28

골프샷 연구 4. 섕크, 각기 제 길로 간 양 같아서

K는 길고 까다로운 파 4홀에서 세컨 샷에 그린 전방에 왔고, 좋은 위치에서 써드 샷을 칠 차례였다. 동반자 둘은 심리적으로 부담이 되는 홀이었는지 오비를 내고 다섯 타에 온그린 시켰고, 한 사람은 계속 토핑을 거듭하다가 네 타 만에 아주 긴 퍼트를 남긴 먼 곳에 겨우 온그린이 되었다. K는 전반 9홀 내기에서 많이 졌던 것을 배판인 이 홀에서 단번에 만회할 기회를 잡게 되자 기쁜 마음에 조금 흥분되었다. 그는 '너희들은 다 죽었다'고 생각하며 승리에 도취한 샷을 했다. 그런데 아뿔사 볼은 터무니 없이 오른쪽으로 휑하게 날더니 깊은 벙커에 빠졌다. 섕크가 경기의 흐름을 끊어 버린 이런 장면은 상급자나 심한 경우 프로들에게도 이따금 발생하는 현상이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사 53:6)

많은 아마추어들이 필드에서 섕크를 한 번 내면 큰 걱정을 하며 부들부들 떤다. 섕크란 클럽 헤드와 샤프트의 연결 부분인 호젤(hosel)로 볼을 치게 되어 오른쪽으로 밀려 나가는 샷을 말하는데 이런 현상은 초보자에게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핸디캡 6의 C는 한 홀에서 연거푸 세 번이나 섕크를 낸 후에 머리 속이 멍해지면서 어떻게 볼을 쳐야 하는지 걱정이 태산 같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렇듯 골퍼들은 섕크를 치면 불안감을 느낀 나머지 계속적으로 실수를 하고 스스로 무너지는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나는 동반자가 섕크를 내고 당황하면 '걱정하지 말아요. 섕크는 걱정하면 또 나옵니다. 그냥 잊어버리고 천천히 치세요"라고 권해 준다. 달리기 선수가 혹시 경기 중에 한 번 넘어졌다고 겁이 나서 다음 대회에 출전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겠는가? 우리가 길거리에서 돌부리에 발이 걸려 넘어진다고 해서 걷는 것을 불안해 하지는 않는다. 섕크는 대범하게 생각하고 느긋하게 대처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그 원인과 치료법을 알면 아주 간단한 문제이다.

“너는 서둘러 나가서 다투지 말라”(잠 25:8)

1. 볼과의 간격을 적절히 유지한다

볼에 너무 가까이 다가서서 스윙을 하면 섕크가 나올 확률이 많이 높아진다. 어드레스 때와 다르게 골퍼들은 왕왕 임팩트시에 양손이 몸통으로부터 더 많이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제대로 어드레스를 했지만 볼을 친 자국이 중앙에서 힐 쪽으로 생기는 골퍼들에게서 쉽게 나타난다. 볼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지 않도록 적절한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좋고, 다운스윙과 임팩트 때에 체중이 앞으로 쏠리는 경향이 생기지 않도록 발 뒤꿈치에 체중을 두고 힐업을 조금 늦게 하면서 샷을 하면 훨씬 좋다.

2. 백스윙 때 클럽 페이스가 Square되게 한다

백스윙 때에 클럽 페이스를 많이 틀어서 열어주면 다운 스윙 때에 어깨와 양손이 바깥 쪽을 향하게 되어 섕크가 자주 일어날 수 있다. 백스윙 때에 클럽 페이스를 스퀘어로 유지하는데 역점을 두면 훨씬 안전히 샷을 할 수 있다. 임기 응변으로 어드레스 때에 클럽 페이스를 닫아주는 것도 생각해 볼만 하다.

3. 스윙은 다소 가파른 업라이트(upright)의 궤도로 한다

너무 인사이드로 낮게 (Flat) 백스윙 하며 손목을 돌려 클럽 페이스를 오픈하면 섕크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그래서 클럽을 조금 더 수직에 가깝게 궤도를 세워주면 안전하다. 나는 기본적으로 샤프트가 9시 방향을 가리킬 때 클럽 헤드의 코 끝을 하늘 쪽으로 바로 세우도록 주문하고 그 것을 수시로 체크하도록 권한다. “또 악인들의 뿔을 다 베고 의인의 뿔은 높이 들리로다”(시 75:10)

골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