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세금 쏟아부은 ‘한강 전망 카페’ 9곳, 헐값 임대료…사업자만 배불린다
입력 2010-12-06 00:44
서울시가 시민들에게 한강 조망권을 돌려주겠다며 수백억원의 세금을 들여 설치한 ‘한강 전망 카페’가 실제로는 시 공기업과 민간 운영 사업자들의 배만 불려주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망 카페의 음식료 값은 시중과 별반 차이가 없으나 임대 사업자에게서 받는 임대료는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민의 세금이 투입돼 건설된 전망 카페 운영을 민간에 맡길 게 아니라 사회적 기업 등 공익단체로 넘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총 공사비 227억원을 들여 한강교량에 전망 카페 9곳을 설치하고 이중 7곳을 시 공기업인 서울관광마케팅과 민간 사업자 2곳에 3년간 임대해줬다.
이들 카페는 빼어난 전망으로 시민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한 카페 관계자는 “주말에는 500∼600명의 손님이 몰려 오후 11시까지 자리가 없고 많을 때는 하루에 900명까지 온다”고 말했다. 이런 인기 덕에 규모가 큰 카페의 한달 매출은 8000만원을 상회한다.
하지만 임대료는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카페 사업자들이 내는 임대료는 가게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보통 별도 보증금 없이 월 110만원 안팎이다. 인근 지역 카페들이 억대의 보증금외에 매달 300만∼500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시의 연간 임대료 수입은 7747만원으로 총 공사비의 0.34%에 불과하다.
커피전문점 체인업체인 할리스커피 개발단의 박성용 부장은 “카페 임대료는 통상 매출의 20%로 매긴다”며 “그런 점에서 보면 한강 전망 카페들은 무척 싼 가격에 임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복수의 감정평가 법인에 의뢰해 카페 임대료 책정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강사업본부의 박광규 주무관은 “감정 평가된 금액보다는 많이 받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페 운영을 맡은 민간 사업자들은 한강고수부지내 매점 운영점주들이 공동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이들 업체는 현재 한강공원 내 편의점을 각각 10여곳씩 운영하고 있다. 박 주무관은 “누구나 입찰에 응할 수 있었기 때문에 특혜를 준 것은 아니다”며 “2012년 이후에 재감정을 해 임대료를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 카페 2곳을 운영중인 한드림24 정남수 대표는 “초기 투자비가 카페당 2억5000만원이 들었고 2년 후 재입찰에서 탈락해도 권리금을 받을 수 없어 크게 남는 장사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황일송 기자, 진상열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