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재협상 타결] 자동차 업계 “가격경쟁력 약화 불보듯”

입력 2010-12-05 18:37


한·미 FTA 최종 타결 결과에 대해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는 우선 관세철폐 효과가 사라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2007년 당초 합의문과 달리 미국이 한국산 승용차에 부과하는 2.5%의 관세가 4년간 더 유지되는 만큼 당장 가격 경쟁력 부문에서 얻을 수 있는 기대가 무색해졌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일본차, 유럽차와 미국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당초 2.5%의 관세철폐는 국내 업계에 큰 매력이었다”며 “또한 이번 협상에서 세이프가드라는 독소조항이 끼워진 것도 아쉽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차의 국내 진입 문턱은 크게 낮아졌다. 기존 8%의 관세가 4%로 줄어들고 향후 배기량 2000㏄ 이상 차량에 부과되는 특별소비세와 자동차세도 떨어지게 되는 만큼 배기량이 큰 대형차가 주력인 미국차 업계는 가격 경쟁력이 커진다는 얘기다. 또 현재 미국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가 소형차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어 향후 국내 소형차 시장에서 저렴한 미국차의 인기가 오를 수도 있다. 이미 포드는 글로벌 소형차 피에스타, 크라이슬러는 피아트 기반의 소형차를 출시했다.

아울러 이번 타결안에는 당초 없던 미국차에 대한 환경규제 완화까지 포함돼 국내 업체들과의 역차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달리 한·미 FTA 발효 즉시 4% 관세가 사라지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는 이번 타결 결과를 반기는 분위기다. 이들은 관세 인하로 약 20% 정도 대미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미국에서 현지 생산공장을 가동 중인 현대·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업계의 수익성 강화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부품 관세의 즉시 철폐로 부품수출 중소기업의 수출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현지 완성차 공장을 가진 업체들의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자동차 고위관계자는 “최대 시장인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면서 “미국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