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하라 日 외무상, 쿠릴열도 헬기 시찰… 러 “자연 즐긴 것 문제 안삼아”

입력 2010-12-05 18:49

일본의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외무상이 4일 러시아와 영토 분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북방영토(러시아명 쿠릴열도)를 헬기를 타고 시찰했다.

마에하라 외상은 홋카이도(北海道) 해안에서 망원경으로 쿠릴열도를 관찰한 뒤 이어 헬기를 타고 남(南) 쿠릴열도 인근 지역을 둘러봤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이날 헬기 시찰은 일본 영공 내에서 이뤄졌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일본 외무성은 “외상이 오래전부터 북방영토를 둘러보려 했으며 오늘 시간이 나 실행한 것”이라며 “그러나 이번 시찰이 러시아와 대결하려는 의도를 지닌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일본 지도부가 직접 육안으로 섬을 시찰한 것은 지난달 초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전격적인 쿠릴 방문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 크렘린궁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타르타스통신에 “일본인을 포함한 그 누구에게도 러시아의 자연을 즐기는 것이 금지돼 있지 않다”고 언급, 마에하라 외상의 쿠릴 시찰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홋카이도 북서쪽의 에토로후(擇捉) 등 4개 섬을 일컫는 쿠릴열도는 2차대전 종전 이후 전승국인 러시아가 실효지배하고 있다.

한편 일본 민주당은 내년에 배포할 포스터에서 대표인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의 사진을 빼기로 했다. 이는 내각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총리 얼굴이 들어갈 경우 오히려 홍보효과가 떨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간 총리는 센카쿠와 쿠릴열도 등 영토문제 대응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과 마부치 스미오(馬淵澄夫) 국토교통상에 대한 야권의 문책결의 등으로 국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