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재협상 타결] 美 ‘일방적 발표’ 외교 결례 논란
입력 2010-12-05 21:17
미국 정부가 3일 오후(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결과를 일방적으로 발표, 외교적 결례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오전 협상 타결 뒤 “회의 결과는 각각 정부에 보고하고 최종 확인한 뒤 월요일(6일)쯤 공식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들의 질문에도 협상 결과를 일체 말하지 않았다.
우리 협상팀이 귀국 비행기에 몸을 실은 두 시간 뒤인 오후 1시쯤, 백악관은 협상 결과와 관련해 긴급 전화회견을 갖겠다고 출입기자들에게 알렸다. 브리핑은 1시14분부터 ‘행정부 고위 당국자’ 명의로 시작됐다. 주로 자동차 분야의 협상 결과였다. 백악관은 오후 7시(한국시간 4일 오전 9시)부터 보도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성명 발표 사실도 예고했다.
백악관은 보도제한 시점이 해제된 직후 재계나 단체 등의 협상결과 지지성명까지 정리해 언론에 배포하는 ‘친절함’까지 보였다. 미 무역대표부(USTR)도 홈페이지를 통해 자동차 부문 협상결과를 발표했다. 미 언론이 보도할 때까지 우리 정부는 발표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김 본부장은 14시간 뒤 인천공항에 도착,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의 발표에 대해 “몰랐다”고 말했고, 선(先)공개를 양해했느냐는 질문에도 “전혀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