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재협상 타결] WP “협상 타결 오바마의 승리”… 오바마 “MB에 감사”

입력 2010-12-05 21:16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이 타결된 데 대해 미국 정치권은 일제히 환영 의사를 표시했다. 미국 재계와 관련 단체들도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美 정치권, “획기적 합의”=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두 번이나 입장을 발표했다. 타결 보도가 나간 직후인 3일 저녁(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획기적 합의로 미국의 재화 수출이 연간 110억 달러 늘어나고, 최소 7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환영했다.

4일 오후에는 백악관에서 직접 TV 카메라 앞에 선 채 FTA 협상 타결의 의미를 설명했다. 자동차 부문에 대한 성과를 집중 홍보하며 상당한 이익을 확보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가 미국민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가져다 줄 것이며, 자신의 정책인 ‘향후 5년 내 수출 2배 증가’ 달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회의 FTA 이행법안 통과를 위해 민주당 공화당 지도부와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쉽지 않았다고 설명한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성공적 결과를 위해 헌신한 나의 카운터파트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협상 결과 중 자동차 부문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면서 “협상 타결은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주요 상하원 의원들도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미국 수출을 늘려 추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하원의 주무위원회인 세입위의 데이브 캠프(공화당) 차기 위원장도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장벽을 제거했다”며 “유리한 협상을 위해 노력해온 대통령과 협상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존 케리(민주당) 상원 외교위원장은 “초당적 협력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도 “환영”=가장 반긴 곳은 자동차 업계다. 포드자동차의 앨런 멀랠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합의가 명확성과 투명성을 한층 높였다”며 “새 의회가 FTA 이행법안 통과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FTA를 반대하던 전미자동차노조(UAW)도 성명을 통해 “자동차 등 제조업의 일자리를 신장시킬 것”이라며 “일방통행이었던 한·미 간 무역이 양방향으로 바뀐 조치”라고 평가했다.

상공회의소 토머스 도너휴 회장은 “이번 합의로 수천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5년 내 수출을 배로 늘리겠다는 국가적인 목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새로 구성되는 의회는 한·미 FTA 비준을 내년 1월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축산업 중심지인 몬태나 출신 맥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장벽을 다루는 데 실패했다”고 실망감을 표했다. 마이크 미쇼 등 몇몇 하원의원도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