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초등생이 세계 테니스대회 우승

청각장애를 가진 충북 제천 신백초등학교 6학년 이덕희(12)군이 지난달 27일부터 4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에서 열린 2010세계국제주니어 테니스대회(에디 허 2010·Eddie Herr)에서 우승했다.

미국 에디 허 대회 공식 사이트와 주니어 테니스 전문사이트 ‘주 테니스(zootennis.com)’는 우승을 차지한 이군에 대해 “청각장애로 태어난 이군은 이 대회 2년 연속 준결승에 올랐다. 뛰어난 집중력, 날카로운 정확성, 확고한 결정력을 가지고 모든 경기를 압도할 정도로 특출하다”고 소개했다.

국제 테니스 대회인 에디 허는 전 세계 테니스 꿈나무들의 등용문으로, 이번 대회에 약 300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마리아 샤라포바, 앤디 로딕 같은 톱스타들이 우승한 뒤 스타덤에 오른 대회다.

이군은 4강에서 스웨덴 1위 미카엘 본드보젠, 결승전에서 미국의 마이클 모를 각각 2-0으로 제압하는 등 이번 대회 7경기에서 단 1세트도 빼앗기지 않는 완벽한 경기를 연출하며 정상에 올랐다.

선천성 청각장애(3급)를 갖고 태어난 이군은 7살 때 처음 라켓을 잡았다. 또래들보다 실력 향상이 더뎠지만 이군은 꾸준한 연습과 노력으로 장애를 해결, 4년여 만에 전국 최강자로 부상했다.

앞서 이군은 올해 2월 김천에서 열린 전국 종별 테니스대회를 시작으로 회장기대회, 전국학생선수권, 교보생명컵대회, KTEF국제주니어대회 등을 석권했다. 어머니 박미자(36)씨는 “덕희는 우리가 ‘덕희야’ 하고 불렀을 때 뒤돌아보지 않는 것을 빼면 아무런 불편이 없는 아이”라며 “덕희가 부상 없이 세계적인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제천=정재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