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4일 정식 개통 ‘거가대로’… 3.7㎞ ‘해저터널’ 벗어나자 한려수도가 한눈에 확!

입력 2010-12-06 00:20


부산 가덕도와 경남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로가 오는 14일 정식 개통된다. ‘최첨단 교량·터널 신기술의 축약판’으로 꼽히는 거가대로(총 8.2㎞)는 왕복 4차선에 사장교 구간과 침매터널, 육상터널 및 일반교량으로 이뤄져 있다. 1조9000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6년 만에 완공됐다. 오는 9일 열리는 준공식에 앞서 거가대로 전 구간을 차를 타고 달려봤다.

지난 3일 오전 부산 천성동 가덕도에 들어서자 곧이어 ‘침매터널’로 불리는 가덕해저터널 입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침매터널은 육상에서 콘크리트 박스 형태의 터널 도로 구조물을 제작, 부력을 이용해 물에 띄운 뒤 바다 밑으로 가라앉혀 구조물끼리 이어 만든 ‘바다 속 터널’이다. 길이 180m, 폭 26.5m, 높이 9.97m짜리 구조물 18개가 연결돼 있다. 이 터널은 세계에서 가장 길고(3.7㎞), 가장 깊은 곳(수심 48m)에 설치된 침매터널이다.

차가 완만한 내리막길로 이어진 터널 안으로 진입했다. 시공을 맡은 대우건설의 조봉현 침매터널 현장소장은 “규모 8까지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가 돼 있고, 5만t급 선박이 가라앉아도 안전하다”면서 “특히 터널 내부에 28㎜ 두께의 특수 내화재를 처리해 차량 폭발 사고 등 화재 시 1300도의 고온에서도 구조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침매터널 구간을 벗어나자 대죽도∼증죽도∼저도∼거제도를 잇는 사장교(3.5㎞) 구간인 ‘거가대교’가 위용을 드러냈다. 증죽도∼저도 구간에는 158m 높이의 주탑 2개가 위용을 드러냈고, 저도∼거제도 구간에는 국내 최초로 3개의 주탑(104m 높이)이 연속으로 설치돼 있었다. 저도를 지날 즈음 오른쪽으로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일명 진해별장)’를 비롯해 왼쪽으로는 수려한 남해의 경관이 한눈에 펼쳐졌다.

거가대로 개통에 따른 사회·경제·문화적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부산에서 거제도로 가려면 진해∼창원∼마산∼고성∼통영을 거쳐 140㎞ 정도를 달려야 한다. 교통체증 등을 감안하면 3시간30분이 걸리지만 거가대로를 이용하면 이동거리는 60㎞, 통행시간은 40분으로 대폭 줄어든다. 통행료는 1만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전문가들은 거가대로 개통으로 부산∼거제 간 물류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어 연간 4000억원 이상의 편익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목포를 잇는 남해안 관광벨트의 핵심 인프라 역할도 기대된다.

양보현 대우건설 거가대교시공사업단장은 “거가대교 건설은 우리나라 토목기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쾌거”라며 “앞으로 국내외 해저터널 건설 수주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