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3인 간증 스토리, 광저우 쾌거 뒤엔 굳센 믿음 있었다
입력 2010-12-05 19:02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펼친 경기는 감동 드라마였다. 특히 경기를 치르고 승리의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는 크리스천 선수들의 모습은 성도들에게 큰 도전과 은혜를 심어줬다.
사이클 여자 도로 독주 35㎞에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건 이민혜 선수는 14년간의 사이클 인생에서 가장 힘든 레이스였다고 고백했다. “자전거에 십자가를 달고, 그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힘들 때마다 ‘주님, 주님’을 외치며 힘껏 페달을 밟았습니다.”
평소 웃는 얼굴에 시원시원한 말투로 당당해 보이는 이 선수지만 가슴 속엔 아픔이 있었다. 네 살 때 아버지를 잃고 홀어머니 밑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갑상선암이 발병했다.
“사이클이 제 친구이자 연인이었는데, 포기해야 하나 생각까지 했습니다. 저에게 왜 이런 고통을 주시냐고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와 격려, 운동을 다시 할 수 있도록 붙잡아준 김석호 감독의 도움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최복음 선수는 어린 시절 볼링 신동으로 불리며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 각종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거두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0순위’로 꼽혔다. 그러나 첫 경기에서 신통찮은 성적을 냈다. 최 선수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기도드렸다. “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겨드립니다.”
평온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게 됐다. 결과는 금메달. 3인조와 5인조 우승 후 남자 마스터스 게임에선 300점 만점 ‘퍼펙트’를 기록해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낸 최 선수 뒤에는 목회자인 아버지와 어머니의 간절한 새벽기도의 힘이 있었다. 최 선수는 아시안게임을 발판으로 미국 프로무대에 도전할 생각이다. 그의 꿈은 단 하나다. “볼링으로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발목 부상에도 여자 볼링 2관왕에 오른 강혜은 선수. 당초 출발은 좋지 못했다. 볼링공이 뜻대로 굴러가지 않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경기 감각을 잃고 상대 선수와의 점수차가 벌어지면서 자신감도 잃었다. 개인전 경기를 마치고 이어진 2인조 경기에 앞서 다급해진 상태에서 찬양을 불렀다. “주 품에 품으소서, 능력의 팔로 덮으로서, 폭풍 가운데 나의 영혼 잠잠하게 주를 보리라….”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결국 2인조, 5인조에서 우승을 거뒀다. 강 선수는 한동안 운동을 하며 하나님을 잊고 살았다. 동료인 최 선수의 신앙생활을 지켜보며 그는 믿음을 회복했다. “역도의 장미란 언니와 육상의 여호수아 선수가 ‘주왕찬양단’이라는 모임을 만들었어요. 경기를 준비하면서 틈틈이 모여 함께 찬양하고 통성기도를 했습니다. 특히 (최)복음이가 기도하고 찬양하는 모습이 너무 예뻐 보였어요. 문득 하나님을 열렬히 만났던 그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이들 금메달리스트의 간증은 6일과 13일 밤 10시 CBS TV(Skylife 412, 각 지역 케이블) ‘새롭게 하소서’를 통해 방송된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