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형 한국창의투자 대표 “투자자문 시장 성장 당분간 지속될 것”

입력 2010-12-05 21:28


“차별화된 서비스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문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게 아닐까요?”

지난 3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창의투자자문’ 사무실에서 만난 서재형(45) 대표는 올해 들어 투자자문사 창업이 부쩍 늘어난 이유를 묻자 이렇게 말했다.

그 역시 지난 7월 말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나와 자문사를 차렸다. 서 대표는 2004~2008년 ‘미래에셋 디스커버리’ ‘3억 만들기’ 펀드를 운용했던 간판 펀드매니저.

서 대표뿐 아니라 알리안츠자산운용의 김정우 이사가 ‘쿼드(Quad)투자자문’을 차리는 등 스타 펀드매니저들의 자문사 설립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전업 투자자문사는 131개사로 지난해 말 대비 23개사(21.3%)가 증가했다. 6월 말 현재 122개사의 총 계약잔액은 17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말에 비해 3조6000억원(26.3%)이나 늘었다. 올 한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10조원 넘게 돈이 나간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서 대표는 “적립식펀드 투자로 쓴맛을 본 투자자들이 좀 더 ‘내 돈’을 잘 굴려줄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고 했다. 올해 30조원대로 커진 랩어카운트 열풍도 거들었다. 주요 증권사들이 투자자문사와 손잡고 랩 상품을 만들면서 투자자금이 자문사로도 흘러들어갔다.

서 대표는 “공모펀드 시장이 줄고 점차 투자자문 시장이 커지는 현 추세는 10년 전 미국의 금융시장에서 나타난 모습”이라며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전략을 빠르게 접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과거 적립식펀드 하나로 통일됐던 투자자의 선택권이 넓어진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증권사의 주요 랩 상품이나 투자자문사의 최소 가입금액이 3000만원대라는 점에서 ‘자산가들의 돈만 불려준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 예전에 1억원대였던 최소 가입금액을 낮추면서 되레 자문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경고음도 제기되고 있다.

서 대표는 “20개 종목의 3년 후 주가가 현재 가격보다 떨어진 종목이 4개 이상 된다면 옷을 벗겠다는 각오”라며 “기후와 인구구조의 변화, 산업간 융합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기업과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기업을 발굴하는 것이 투자전략”이라고 귀띔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