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내분’ 석달만에 화해모드

입력 2010-12-05 18:52

신한금융지주 내분 사태가 ‘수습’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사태의 출발점이었던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 사이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지난 9월 신한은행이 신 사장을 고소한 지 3개월여 만이다. 다만 검찰 조사, 금융감독원 검사 등이 남아 있어 조직 안정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고소를 취하하고 신 사장이 자진사퇴하는 식으로 양측이 합의점을 찾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 사장이 물러나면 고소를 취하겠다는 얘기가 계속 있었고, 물밑 접촉도 있었다. 주 초반에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지난 9월 2일 신 사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뒤 양측은 지속적으로 화해를 시도했지만 이 행장 동반 퇴진 등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었다. 최근 라응찬 전 회장의 사퇴, 검찰의 빅3(라 전 회장, 신 사장, 이 행장) 조사 등으로 조직이 흔들리자 손을 잡아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전격 화해가 이뤄지면 탕평인사를 할 예정이다. 신 사장을 지지하던 직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배려하겠다는 생각이다. 대신 신 사장은 내년 3월까지 이사직을 유지하면서 지주회사와 은행의 조직 추스르기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신 사장의 사퇴로 지주회사 회장·사장 자리를 통합하는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탄력을 받게 된다. 신한금융특별위원회는 오는 9일 3차 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서 컨설팅회사로부터 국내외 금융지주회사의 운영 현환을 등을 보고받은 뒤 지배구조 개편을 토론할 계획이다.

하지만 검찰 수사, 금감원 조사가 남아 있어 조직 안정까지는 갈 길이 멀다. 검찰이 일부 재일교포 주주를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기소 대상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금감원 검사에서 차명계좌 등과 관련한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 경영진 징계로 연결된다.

김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