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뮤지컬 ‘꿈꾸는 사람’ 조용기 목사 역 유성은·손승원, “영산의 생애 연기하며 무대 밖 삶도 변화”
입력 2010-12-05 18:02
“배우, 스태프 모두 작품을 연습하면서 서로 은혜를 받아요.”
여의도순복음교회 50년 역사와 조용기 목사의 삶을 그린 창작 뮤지컬 ‘꿈꾸는 사람’이 작은 기적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연습장은 마치 예배의 현장 같다. 배우와 스태프의 마음은 연일 뜨거워지고 있다. 연극 무대에서 신앙을 지키기 힘들었다는 한 남자 배우는 처음 기독교 작품을 한다는 게 여간 낯설지 않았다.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표현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자신의 내면 연기를 마친 뒤 “주여”라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예수님은 그렇게 ‘꿈꾸는 사람’을 통해 배우와 스태프의 마음을 터치했다.
청년 조 목사 역을 맡은 손승원(21)씨도 그렇다. 지금 그는 믿음을 찾아가는 중이다. 고교시절부터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며 제대로 주일을 지키지 못했다는 그는 요즘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망교회에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무엇이 그를 변하게 한 걸까.
“목사님의 삶의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사실 작품을 하기 전까진 목사님을 그저 유명한 분으로만 생각했습니다. 목사님은 자기를 희생하면서까지 남을 먼저 사랑하셨습니다. 앉은뱅이를 일으켜 세우고 같이 기뻐하셨습니다. 연습하는 내내 은혜를 받고 있습니다. 작품이 끝난 뒤에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그가 이번 작품에서 기대하는 장면은 목회자가 되겠다는 아들을 반대하던 아버지가 아들인 청년 조 목사의 설교를 듣고 은혜를 받아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다. 손씨 역시 이 장면에서 감정이 북받쳐 크게 울 것 같다고 귀띔했다.
총감독 겸 현재의 조 목사 역을 맡은 유성은(44·순복음영산신학원) 교수는 이 작품을 통해 비전을 구체화했다. 유 교수는 3대째 신앙의 뿌리를 갖고 있는 목회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다소 늦은 나이인 40세에 ‘콜’을 받았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유학을 거쳐 성악가로서 그는 남부러울 게 없었다. “아버지는 평생 작은 교회 목회자였고, 어머니는 가정 형편이 어렵다보니 삯바느질을 해가며 5남매를 키우셨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한때 그런 환경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집에선 말 잘 듣는 착한 아들이었으나 밖에선 친구들과 어울려 방탕하게 지냈습니다.”
미국 유학시절, 그는 우연한 기회에 나성순복음교회에서 성가대 지휘자로 봉사했다. 그러던 2006년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 등에서 열린 ‘아주사 성령운동 100주년 성회’에서 연합성가대 지휘를 맡게 됐다. 그때 처음으로 조 목사의 설교를 듣고 그는 성령을 체험했다.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며 회개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신학대학원에 다니며 목회자로서의 비전을 세웠다.
“제 연기 중에 ‘너를 붙들어 주리라’라는 대사가 있습니다. 마치 하나님께서 저에게 하시는 말씀 같았습니다. 제가 한국에 온 이유는 단 하나, 조 목사님의 영성을 닮고 싶어서입니다. 그래서 노래하는 설교자가 되는 게 저의 꿈입니다.”
‘꿈꾸는 사람’은 합창이 중요시되는 오라토리오 뮤지컬로, 20여 창작곡이 불려진다. 유 교수는 “혹시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연주되는 곡 자체가 은혜스럽다”며 “뮤지컬을 다 보고 난 뒤에 잔상이 남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순복음영산신학원(학장 조용찬 목사)이 기획·제작한 ‘꿈꾸는 사람’은 오는 16∼18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바울성전에서 네 차례 공연한다(02-711-0780).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