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마디 시린 겨울, 관절 건강 지키는 법] (中) 활기찬 노년을 위한 첫걸음-인공관절 수술
입력 2010-12-05 17:32
국민일보-연세사랑병원 공동 캠페인
경기도 부천에 사는 최모(68)씨는 지난해 10월 오랫동안 고민해 왔던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한 무릎 통증으로 20년간 고생해 온 그는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인공관절을 하면 예전처럼 걷기 힘들거나 수술 전보다 오히려 통증이 심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다. 하지만 수술 후 1년이 지난 지금, 그런 불안감을 말끔히 지웠다.
최씨는 “통증이 심해지는 겨울만 다가오면 걱정이 앞서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여행도 하고 마음껏 나다닐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최씨 사례처럼 인공관절 수술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연세사랑병원은 2004년 6월부터 2009년 6월까지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5000여명을 대상으로 ‘수술 후 삶의 질 변화’에 대해 전화 추적 조사를 벌인 결과, 94.1%가 만족한다고 답했다고 5일 밝혔다.
전체의 90%는 ‘수술 후 30분 이상 걸을 수 있다’고 응답해 30분 이상 걸을 수 있는 비율이 수술 전(16%)에 비해 5배 이상 많았다. 또 87%는 ‘수술 후 큰 제약 없이 계단을 오를 수 있게 됐다’고 답해 수술 전(25%)에 비해 만족도가 훨씬 높았다.
이 병원 권세광 원장은 “최근 인공관절 수술은 통증 경감은 물론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빨라지는 등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면서 “특히 인공관절의 재질 및 수술 기법의 발달로 관절의 굴곡 범위가 커지고 인공관절의 수명 또한 많이 연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 관절 특성에 맞는 ‘맞춤형 인공관절’의 등장이 만족도를 높이는 가장 큰 요인이다. 과거에는 남녀 성별을 고려하지 않고 서양 남성의 무릎에 맞춰 제작된 인공관절로 수술이 이뤄졌다. 때문에 인공관절 수술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 환자의 경우, 자기 무릎 보다 큰 인공관절로 인해 무릎 앞부분에 불필요한 마찰이 생겨 통증이 발생하고, 움직일 때 자기 무릎이 아닌 것처럼 이물감을 느끼기 십상이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한 것이 ‘여성형 인공관절’이다. 기존 인공관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폭이 좁아지고 두께도 얇아져 주위 조직과 부딪힐 가능성을 줄인 것이 특징. 그만큼 무릎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지고 무릎 앞쪽의 통증도 많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고굴곡형 인공관절’은 좌식생활을 많이 하는 동양 여성의 특성을 고려해 도입됐다. 기존 인공관절의 구부림 각도가 110∼125도 정도라면 고굴곡형은 135도 이상까지 구부림이 가능해 좌식 생활에 큰 문제가 없다. 여기에 환자의 관절 조건을 컴퓨터에 입력해 수술 오차를 줄인 ‘컴퓨터 내비게이션’ 기법은 보다 정확하고 안전한 수술을 가능하게 했다. 무균 환경의 우주복 착용 시술법은 감염을 막는 데 일조하고 있다.
수술 후 통증 관리는 ‘칵테일 주사’로 대부분 해결되고 있다. 수술 마무리 단계에서 통증을 유발하는 관절막이나 인대에 마취제와 진통제 등 다양한 약물을 혼합한 칵테일 주사를 놓게 되는데, 환자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 관절 속에 주사하므로 아주 적은 양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병원 인공관절센터 최유왕 소장은 “대개 환자들이 심한 통증과 공포감을 호소하는 1∼2일 내에 효력을 보인다”면서 “통증이 줄기 때문에 진통제 사용도 절반 이상 감소해 약물로 인한 합병증을 막아주며 수술 다음 날부터 재활운동 치료가 가능해 회복도 그만큼 빨라진다”고 말했다. 인공관절의 수명을 늘리려면 수술 전 상태로의 무릎 기능 회복을 도와주는 특수 재활운동이 수술 못지않게 중요하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