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다굼교회 필립 오디칼리 목사, 고아원·초중학교 운영통해 방글라데시 복음화 앞장

입력 2010-12-05 19:25


1990년 8월 침례교세계연맹(BWA) 서울대회에 참석한 29세의 젊은 목사가 있었다.

‘무슬림의 나라인 방글라데시에 복음을 선포하리라’고 생각한 이 목사는 대회기간 내내 새벽기도에 열심히 참석했다. 그리고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으로 시작하는 요한계시록 3장20절 말씀을 붙잡고 성령의 충만함을 받았다.

주님의 지상명령(마 28:18∼20)인 전도의 소명을 받은 그는 고국으로 돌아가 무슬림 가운데 복음을 전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온갖 방해와 설움, 어려움이 밀려왔던 것. 다행히 한국교회의 도움으로 마을을 순례하며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에서 사역 중인 필립 오디칼리(49·달리다굼교회) 목사의 무슬림 전도 이야기다.

그의 전도 행전은 한 편의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운영하던 고아원의 원생 3명이 괴한에게 끌려가 죽었으며, 교회 3곳을 개척한 한 전도사는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의 칼에 목숨을 잃었다. 그도 무슬림에게 왼쪽 다리를 칼에 찔렸다. 사흘 동안 정신을 잃었다. 그의 부인은 무슬림이 쏜 총알이 목 옆을 지나가기도 했다.

90년대 중반의 어느 날, 그는 4명의 무슬림에게 에워싸이며 머리에 권총을 들이대는 위협을 받았다. 늘 그랬던 것처럼 조용히 눈을 감고 “하나님, 함께해 주세요”라고 기도했다. 몇 분이 흘렀을까? 바닥에 ‘쿵’ 하는 소리가 들려 눈을 떠보니, 무슬림들이 총을 땅에 던지고 놀란 표정으로 벌벌 떨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당신 머리에 후광이 나타났다. 이슬람권에서는 후광이 나타나면 알라신이 천사를 보내어 보호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어떻게 당신을 죽일 수가 있겠느냐’고 말하더군요….”

그날 이후 그는 방해 받지 않고 방글라데시 전역에 교회를 세워나갈 수 있었다. 수만명의 성도를 양육하고 침례(세례)도 베풀었다. 현재 4곳에 고아원을 설립, 750여명의 고아를 돌보고 있다. 5000여명이 모이는 초·중등학교를 운영하며 성경을 가르치고 있다.

그가 이렇게 복음을 활발히 전할 수 있었던 것은 기독교한국침례교 총회를 비롯한 한국교회들의 도움이 컸다. 특히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과 BWA 부총회장을 지낸 한명국(73·서울침례교회 선교) 목사는 그가 방한할 때마다 후원자를 모아주었다. 최근 목회자 콘퍼런스 참석차 방한한 그는 내년 4월 자신이 시무하는 교회의 창립 21주년을 맞아 방글라데시 전역에서 대형 전도집회를 열 계획이다.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