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재협상 타결… 車-농산물 ‘빅딜’·쇠고기는 제외

입력 2010-12-04 01:02

한국과 미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타결됐다. 양국의 국내 비준 절차가 무난히 이뤄질 경우 내년 하반기에는 한·미 무관세 자유무역 시대를 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3일 오전(현지시간) 미 메릴랜드 주 컬럼비아에서 최종 담판을 벌인 끝에 합의점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발표문을 통해 “자동차, 농산물 등 제한된 분야에 대해 실질적 결과를 거뒀다”면서 “이번 회의 결과를 자국 정부에 각각 보고하고 최종 확인을 거쳐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 측은 미국의 쇠고기 수입 확대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협상에서 한국은 한국산 승용차 관세(2.5%) 폐지 기한 연장 등 자동차 관련 분야에서 미국 측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하는 대신 ‘이익의 균형’을 위해 농산물 분야에서 일부 요구사항을 관철했다.

김 본부장은 “우리가 제기하고 요구한 사항에서도 상당한 정도의 결과를 도출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2006년 6월 FTA 협상을 시작한 지 4년6개월 만에 FTA 관련 협상 과정을 마무리짓게 됐다. 한·미 양국은 앞으로 한달여 동안 실무진 간에 합의사항에 대한 조문화 작업을 거쳐 연말까지 수정 협정문에 공식 서명한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당장 밀실·졸속·퍼주기 협상이라고 반발하는 데다 실질적인 내용에 있어서도 한국이 얻은 것보다 양보한 게 많은 것으로 알려져 국회 비준동의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 지난해 4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통과한 비준동의안이 본회의에 회부된 상태지만 협정문을 수정할 경우 외통위에서 다시 심의해야 한다. 양국은 지난달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전 FTA 협상을 했지만 자동차와 쇠고기 수입에 대한 이견으로 결렬됐었다. 관련기사 4면

정동권 기자, 컬럼비아(미 메릴랜드주)=김명호 특파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