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감독’ 야인으로… 프로야구 삼성 김응용 사장 퇴진

입력 2010-12-03 18:31

야구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프로야구단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던 ‘코끼리’ 김응용(69) 삼성 라이온즈 사장이 퇴진했다.

삼성그룹은 3일 그룹 사장단 인사에 맞춰 6년간 구단을 이끌어온 김 사장을 고문으로 전보조치했다. 김 사장은 이건희 회장 자녀들의 3세 경영이 본격화함에 따라 사장단을 젊고 혁신적으로 짜겠다는 삼성그룹의 계획에 따라 2선으로 물러났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 사장은 이로써 1983년 해태 타이거즈 사령탑에 오른 지 27년 만에 야인으로 물러나게 됐다.

김 사장은 80∼90년대 해태 감독으로 재임하며 팀을 무려 9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명장 출신이다.

김 사장은 2001년 우승에 목마른 삼성의 구애를 받아 삼성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고, 곧바로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LG를 물리치고 개인 통산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컵이자 구단 최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내며 ‘우승 청부사’로 불렸다.

2004년에도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나 9차전까지 가는 혈전 끝에 현대에 패해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패배를 경험했던 김 전 사장은 그해 말 삼성 지휘봉을 제자 선동열(47) 감독에게 물려주고 삼성 사장에 올라 야구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김 사장은 이어 2005∼2006년 선 감독과 힘을 합쳐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등 재임 6년간 구단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 김 사장은 각 구단 사장들이 참석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기업인 출신 사장들을 상대로 야구인으로서 오랫동안 현장에서 느낀 문제점과 개선 방향 등을 밝혀 새 바람을 불어 넣기도 했다.

한편 삼성의 새 사장에는 김인(61) 삼성 SDS 사장이 임명됐다. 경남 창녕 출신인 김 신임 사장은 대구고와 고려대를 나왔고 삼성물산, 신라호텔, 삼성 SDS를 거친 전문경영인 출신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