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다큐멘터리 ‘김치연대기’ 출연 할리우드 스타 헤더 그레이엄

입력 2010-12-03 18:29


한국 음식을 맛보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그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한국을 만난 기쁨이 더 컸다고 했다. 영화 ‘부기나이트’ ‘로스트 인 스페이스’ 등에서 완벽한 몸매와 미모를 뽐낸 할리우드 스타 헤더 그레이엄 얘기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한국 하면 위험한 북한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직접 와보니 어느 곳보다 안전하고, 매우 아름다운 곳이군요. 한국은.”

지난달 28일 방한한 그레이엄은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털 볼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에서의 경험은 아주 멋진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음식과 명소를 촬영하고 있는 미국 PBS 다큐멘터리 ‘김치연대기’에 게스트로 출연하기 위해 방한했다. 김치연대기는 (재)한국방문의해위원회와 한식재단의 지원을 받아 미국의 음식기행 다큐멘터리 전문 제작사 프라페에서 제작하고 있다. 레스토랑 가이드 ‘미슐랭’에서 최고점인 별 3개를 받은 셰프 장 조지와 그의 한국계 아내 마르자가 참여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13부작(각 30분 분량)으로 제작, 내년부터 미국 공영방송 PBS 채널을 통해 미국 전역에 방송될 예정이다.

그는 이번 출연을 제안 받았을 때 “평소 즐기는 여행과 음식 맛보기를 실컷 할 수 있는 데다 한국에 직접 가볼 수 있다고 해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음식을 좋아하는데도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그는 “운동을 열심히 하기 때문”이라고 모범답안을 내놨다.

그레이엄은 그동안 서울 계동 북촌에서 파전과 고추전을 맛봤고, 삼성동 봉은사에서 사찰 음식을 즐겼으며,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생선구이도 먹었다. 서울 인사동에서는 다도도 경험했다.

“자갈치시장에서 살아 있는 물고기를 회로 떠주는 게 색달랐습니다. 멍게? 독특하게 생겨 놀랐어요.”

그는 해운대는 하와이만큼 멋있었고, 인사동에서의 다도 체험은 전통적인 문화를 느낄 수 있어 행복했다며 활짝 웃었다.

미국에서도 한국 식당을 자주 찾는다는 그에게 한국에서 맛본 음식 중 최고로 맛있는 것을 꼽으라고 하자 “정말 어려운 질문”이라며 잠시 망설였다. 그는 “비빔밥도 맛있고, 빈대떡도 좋았으며, 떡은 계속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여러 가지 반찬을 같이 먹는 것이 특히 재미있다”고 답했다. 한식 세계화에 관계하는 이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이다. 흔히들 한식을 양식처럼 코스로 차려내고 있지만 외국인들에겐 한상차림 자체가 인상적일 수도 있다는 본보기다.

“불고기는 지금 그대로도 인기를 끌 것입니다. 맛있는 한국 음식을 지구촌에 소개하기 위해선 우선 세계 각국 소도시에도 한국 식당을 낼 필요가 있겠죠.” 그는 주말에 강원도 평창에서 잡채, 전 등 잔치음식과 김치를 직접 만들어 본 뒤 5일 출국할 예정이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