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파장] 곳곳으로 번지는 불똥… 아프간 대통령 비판 加대사 사의 표명

입력 2010-12-03 18:05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국무부 외교전문들이 연일 새로운 정보를 쏟아냄에 따라 그 파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

윌리엄 크로스비 카불 주재 캐나다 대사는 2일(현지시간) 향후 공개될 외교전문에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매우 비판적인 시각이 담겨 있어 파문을 미리 진화하려고 사의를 표명했다.

크로스비 대사의 사의는 캐나다 언론이 자국 외교부에 사임 의사를 표명한 메모를 입수하면서 알려졌다. 메모엔 “위키리크스가 아프간 주재 미 대사관의 외교전문을 폭로하면 카르자이 대통령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관계를 단절할 수도 있다”는 칼 아이켄베리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의 발언까지 적혀 있어 더 큰 파문을 낳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2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을 토대로 카르자이 대통령이 서방의 신뢰를 완전히 상실했으며 대통령에서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지도층의 부패와 비리가 만연해 있다고 전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에 대한 미국 등 서방 측 불만은 새삼스러울 게 없다. 하지만 이런 평가가 외교전문을 통해 확인됨으로써 양측 관계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여 양측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대테러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게다가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전문엔 또 10년에 걸친 대테러 전쟁으로 국민이 고통받는 가운데 개인적 잇속을 챙기기 위해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정치가들의 모습이 가감 없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공개된 외교전문을 근거로 과거 사건의 진상을 다시 밝히려는 소송들이 잇따를지도 관심사다. 2003년 이라크에서 미군 공격에 희생된 스페인 기자 호세 쿠소의 가족들은 미 정부가 사건 진상조사를 막으려고 스페인 정부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의 외교전문 보도를 접하고는 자국 정부에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고 2일 밝혔다. 쿠소의 가족들은 자국 정부가 외국 정부와 ‘공모’했다고 비난하면서 스페인에서 법적 해결을 보지 못한다면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