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천주교 신부 출신 2명 사제 전입예식

입력 2010-12-03 20:38

대한성공회 서울교구는 6일 서울 정동 서울주교좌교회에서 천주교 출신인 최석진 구균하 신부에 대한 ‘타 교단 성직자 전입예식’을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서울교구가 천주교 신부를 성공회 사제로 받아들이는 것은 1999년 12월 변승철 신부(현 서울주교좌교회 보좌사제) 이후 11년 만이다. 대한성공회가 타 교단 출신 목회자를 위한 별도의 전입예식을 열기는 처음이며, 특히 ‘제2의 출발’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서울교구 수호성인인 성 니콜라 주교의 축일인 ‘12월 6일’을 예식 날로 잡았다고 한다.

최 신부는 99년 천주교 서울교구에서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천주교 의정부교구 사회복지부장, 경기도 양주시 광적성당 주임사제 등을 지냈다. 2007년 호주 멜버른 신학대학의 성공회 성직자 양성과정에 참가했고 현재 성공회 안양교회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구 신부는 2001년 천주교 부산교구에서 사제가 됐고 당감성당 보좌신부로 시무하던 중 바티칸 교황청 교육성으로 파송돼 로마 그레고리안대학교에서 영성신학을 공부했다. 2006년 11월 귀국하면서 천주교 신부직을 그만뒀고, 미국으로 건너가 성공회에 입문했다. 지금은 서울교구 교육훈련국에서 실습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년간 성공회대 기숙사에 머물며 신학대학원에서 성공회 교리와 예전, 역사 등을 익혔다.

구 신부는 “그동안 스스로 신앙의 기쁨, 구원에 대한 열망보다는 일을 위한 일을 해왔던 것 같아 천주교 사제직을 내려놨다”고 밝혔다. 최 신부는 “교회다운 교회에서 사역하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다”며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곳에서 하나님의 교회를 일궈나가도록 기도하고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성공회 관계자는 “천주교가 성공회의 사제 서품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달리 성공회는 천주교를 같은 ‘사도적 전통을 계승하는 교파’로 보고 천주교에서 받은 성직도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