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과학자가 보는 ‘비소 박테리아’…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과 직결은 무리”
입력 2010-12-03 17:42
“만약 있다면 성경 해석 좀더 다양해져야”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이 2일(현지시간) 독극물 비소(As)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박테리아의 발견을 근거로 외계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데 대해 국내 크리스천 과학자들은 대체로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한국창조과학회장 이웅상(명지대 교수) 목사는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은 없다. 나사의 발표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 목사는 “오래전 화성에서 떨어진 운석에서 박테리아가 존재한다고 나사가 발표했다가 결국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며 “나사가 연구 프로젝트에 따라 연구비를 지원받다 보니 이 같은 무리한 발표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적설계연구회장 이승엽 서강대 교수는 “나사의 발표가 생각보다 중대한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외계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비소 같은 독성 물질에서 살 수 있더라도 산소 같은 다양한 메커니즘이 필요한데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우주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나사의 발표는 추론일 뿐”이라면서도 “비소라는 새로운 원소에서도 박테리아가 존재하는 만큼 외계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더 높아진 점은 이번 연구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희주 명지대(과학사) 교수는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높아지려면 비소 자체보다는 DNA 분자구조를 밝히는 게 더 중요하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모든 지구 생명체의 특징인 DNA 분자구조를 가지지 않은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소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만약 비소나 다른 원소를 기반으로 한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승엽 교수는 “만약 그렇게(외계에 생명체가 존재하게) 된다면 성경 해석의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럴 경우 성경에 대한 훨씬 더 폭넓은 시각과 해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 교수도 “성경 해석에 있어서 좀 더 다양성이 필요하다”며 “문자주의의 입장에서 (외계 생명체의 존재가 없다고) 미리 예단하는 것 자체가 독단적인 입장에 서는 것이다. 언제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웅상 목사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라는 가정 자체를 부정했다. 따라서 성경 해석의 변화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생명의 자연발생설을 믿는 진화론자들의 가정에 기반한 주장은 그저 가정일 뿐”이라며 “우린 누가 뭐라고 해도 하나님이 모든 생명체를 만드셨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