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우주생명체 가능성' 발표에 국내 크리스천 과학자들의 반응은?
입력 2010-12-03 13:15
[미션라이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3일 “인 대신 비소를 사용해 생육 가능한 박테리아를 발견했다”며 “지구와 판이한 환경인 외계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국내 크리스천 과학자들은 어떤 입장일까.
한국창조과학회 회장 이웅상 목사는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없다”며 “나사의 발표는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나사가 무리한 발표를 하고 있다는 것. 이 목사는 “오래 전 화성에서 떨어진 운석에서 박테리아가 존재한다고 나사가 발표했다가 결국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며 “나사가 연구 프로젝트에 따라 연구비를 지원받는 시스템이다 보니 이같은 무리한 발표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앞으로도 나사를 비롯한 여러 과학계에서 다양한 가정을 통해 우주생명체의 존재를 증명하려고 애쓰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해서 근본적으로 필요한 건 비소가 아니라 물”이라면서 “하지만 물이 존재한다는 행성은 아직 한군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지적설계연구회 회장 이승엽(서강대) 교수는 “나사의 발표가 생각보다 중대한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외계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비소 같은 독성 물질에서 살 수 있더라도 산소 같은 다양한 메카니즘이 필요한데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우주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나사의 발표는 추론일 뿐”이라면서도 “비소라는 새로운 원소에서도 박테리아가 존재하는 만큼 외계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은 이번 연구 결과의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 교수는 “이번 발표에서 비소의 DNA 연구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은 아쉬운 점”이라며 “어쨌든 재미있는 연구결과”라고 덧붙였다.
박희주 명지대(과학사) 교수 역시 “외계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높아지려면 비소 자체보다는 DNA 분자구조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외계가 아닌 지구 생명체의 특징은 박테리아에서부터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두 DNA 분자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DNA의 가장 기본이 되는 원소는 탄소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탄소 기반이나 DNA 분자구조를 가지지 않은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대한 발견”이라고 했다.
과학에서는 ‘만약’이라는 가정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들에게 ‘만약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물었다.
이승엽 교수는 “만약 그렇게 된다면 성경 해석의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현재의 성경 해석은 대체로 우주의 다른 행성이 아닌 지구상에서 하나님이 생명을 창조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좀더 적극적이다. “성경 해석 등에 대해서는 좀더 기다려 봐야 한다”면서도 “외계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대해 미리 예단할 필요는 없다”며 “존재 가능성을 0%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독단적인 입장에 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성경 해석에 있어서도 좀더 다양성이 필요하다”며 “문자주의의 입장에서 (외계 생명체의 존재가 없다고) 미리 예단하는 것은 성급하다. 언제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웅상 목사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가정한 성경 해석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생명의 자연발생설을 믿는 진화론자들의 가정에 기반한 주장은 그저 가정일 뿐”이라며 “우린 누가 뭐라고 해도 하나님이 모든 생명체를 만드셨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