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영서, 겨울가뭄 속 물난리… 홍수기 댐수위 높아져 빙어축제장·군시설 잠겨

입력 2010-12-02 22:07

겨울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도 영서지역에 위치한 기초자치단체와 군부대가 북한강 수계 댐 수위 상승으로 때 아닌 ‘물난리’를 겪고 있다.



2일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소양강댐 현재 수위는 185.63m로 홍수기 제한수위(185.5m)를 넘겼다. 이는 최근 10년간 1월말 기준 평균 수위(170m)를 15m 가량 초과한 수치다. 댐 수위가 높아진 것은 홍수기인 6월21일∼9월20일 사이 소양강댐 유역에 84㎜의 많은 비가 내려 15억7000㎥의 물을 담수한 것이 원인이다.

댐 수위가 상승하면서 소양강 상류 일대에서 빙어축제를 개최해온 인제군은 기존 축제장터가 물에 잠겨 새로운 축제장으로의 이전이 불가피해졌다. 군이 2001년 제4회 빙어축제부터 축제장 부지로 활용하고 있는 소양강 상류 부평선착장 주변 일대가 물에 잠겼기 때문이다. 군은 현재 축제 개최가 가능한 대체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소양강댐 수위 상승으로 축제장을 이전해야 할 처지가 됐다”며 “축제장 신규 조성에 따른 추가 발생비용 부담 문제를 수자원공사 소양강댐관리단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강 수계 최상류 댐인 화천댐에서는 수위가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인 176.7m를 기록하면서 지역 군부대가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 부근 하천 지류에 설치한 침투방지 설비가 물에 잠기는 사태가 빚어졌다. 군은 적군이 하천 수면 아래로 잠수해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 장비들이 수위 상승으로 빈 공간이 생겨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위를 낮춰줄 것을 한강수력원자력 화천발전소측에 건의했다.

관리단 관계자는 “겨울가뭄이 우려되는 만큼 수위조절은 어렵다”며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들어 도내 강수량은 17.4㎜로 평년의 36% 수준에 그쳤다.

춘천=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