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은 높은데 국민 체감은 ‘싸늘’

입력 2010-12-02 18:48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를 넘었으나 국민들의 체감경기를 판단할 수 있는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1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형적인 경제성장은 이어갔지만 국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은 악화된 셈이다.

한국은행은 ‘2010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서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분기 대비 0.7%, 지난해 동기 대비 4.4%를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이상기후에 따른 벼 생산성 감소 등의 영향으로 농림어업은 지난해 동기 대비 7.5% 감소해 2003년 4분기의 -8.0% 이후 6년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반면 제조업 매출은 일반기계와 운송장비, 정밀기기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GDP 성장률은 1분기 8.1%에서 2분기 7.2%, 3분기 4.4% 등 하향세를 보였다.

정영택 국민계정실장은 “4분기에도 전기 대비 플러스 성장이 예상되면서 올해 6% 성장률을 달성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국민이 실제 손에 쥐는 소득을 나타내는 실질 GNI는 전기 대비 0.2% 증가하면서 지난해 1분기의 -0.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로도 4.3% 증가하는 데 그쳐 지난해 3분기(3.7%) 이후 가장 낮았다.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 무역손실 규모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3분기 실질무역손실액은 원화 강세 등으로 인해 11조5000억원에 달해 지난해 3분기(11조6000억 손실) 이후 1년 만에 가장 많았다. 정 실장은 “GNI 증가율이 성장률에 못 미쳐 장기적으로 체감 경기가 지표 경기보다 악화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