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K-9 자주포 정확성 논란… 국정원, 위성 사진 공개 “10여발 北 무도진지 포격”

입력 2010-12-03 00:53

우리 군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응해 발사했던 K-9 자주포의 정확성을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권영세 국회 정보위원장은 2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우리 군이 대응 사격한 80발 가운데 10여발이 북측 무도 포부대 진지 안에 떨어졌고, 2발은 막사에서 10m 정도 떨어진 곳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국가정보원은 권 위원장을 비롯한 국회 정보위원들에게 아리랑위성이 촬영한 사진 2장과 미국 상업용 위성사진 1장을 추가 공개했다. 권 위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 군 포탄은 100m가량 거리를 둔 2개의 군 막사시설 사이, 1개 군 막사시설의 옆 부분에 집중적으로 떨어졌으며 탄착 지점과 막사 시설 간 거리는 50m 정도다.

합동참모본부도 이날 오후 한미연합정보자산을 통해 촬영된 영상을 분석한 결과, 개머리 방사포 진지를 중심으로 다수의 탄착이 형성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합참은 또 “무도에 있는 북한 해안포대의 관련시설에도 탄착 흔적이 발견됐다”며 “기타 첩보들을 고려할 때 다수의 사상자, 교통호 매몰, 화재 발생 등 상당한 피해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사전문 시민단체인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신인균 대표는 “K-9 자주포의 교범에 따르면 통상오차가 160m로 되어 있다”며 “상업용 위성이 공개한 영상을 분석해보면 연평도 해병부대가 발사한 포는 5발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오차범위 130m를 넘지 않아 정확한 탄착군을 형성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또 당시 풍속이 초속 2m인 점을 감안하면 편차가 상당히 적었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지 북한의 방사포대에 명중하지 않은 것은 당시 기상상황에 대한 자료가 실시간 입력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기상정보는 관측부대에 하루 4번만 전파되는 만큼 1∼2시간 전의 기상정보를 토대로 포를 발사해 오차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정보위 민주당 측 간사인 최재성 의원은 브리핑에서 “사진으로 봤을 때 명중된 게 없다”면서 “가장 가까이 떨어진 우리 군 폭탄은 북한군 건물 두 동에서 반경 50m 정도에 떨어진 3발이며 직접적 타격은 없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또 “전날 국정원은 K-9 자주포 80발 중 45발의 탄착지점을 확인해 개머리에 30발, 무도에 15발이라고 밝혔는데 이날 사진을 보니 개머리 20발, 무도 11발만 확인되고 나머지는 확인이 안 된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전날 정보위에 공개한 사진에도 우리 군의 포탄 14발이 개머리 지역의 방사포 부대를 지나 논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K-9 자주포의 성능과 정확도를 명확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우리 군은 서해 5도에 K-9 자주포를 배치, 북한 해안포 발사 시 응징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었지만 대응 사격에 명백한 한계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