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정부 외교안보라인 ‘흔들’
입력 2010-12-03 01:11
정부와 청와대 내 외교안보라인에 공석이 많아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무엇보다도 군 최고 수뇌부인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경질된 상태로 업무를 수행 중이다. 김관진 장관 후보자가 지명됐지만, 3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고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이후에나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은 위기 상황에서 군이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에서는 군 관련 업무를 조율하는 국방비서관이 공석 상태다. 김병기 전임 비서관은 지난달 25일 김태영 장관과 함께 전격 경질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무위원이 아닌 청와대 참모이기 때문에 후임자가 올 때까지 근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외교안보라인의 최고 참모인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위키리크스 폭로로 난감한 처지에 빠져 있다. 외교통상부 차관 시절 중국 관리를 비판한 내용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연평도 사태 해결의 핵심 키로 중국을 설정한 상황에서 천 수석의 활동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역시 위키리크스의 폭로 대상에 오르면서 곤혹스러운 처지다.
아울러 이희원 대통령 안보특보도 상처를 입었다.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총책임자인 이 특보는 국방부 장관 후보 1순위로 올랐다가 탈락하며 ‘지휘력에 상처를 입은 것 아니냐’는 우려를 받고 있다.
대북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국가정보원도 전날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북한군의 서해 5도 공격 계획을 지난 8월 감청을 통해 확인했고, 이를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청와대와 야당 등이 진실공방을 벌이면서, 국가 최고정보기관이 상처를 입게 된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업무 수행에 특별한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