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비밀 해저核시설 있다”… 정부 당국자 “들은 바 없다”

입력 2010-12-03 01:10

북한에 비밀 해저핵시설이 있다는 사실을 중국이 2008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저핵시설은 일반적으로 파괴력이 우라늄 핵폭탄의 100배 이상인 수소폭탄 실험을 위한 것이다.

인터넷 내부고발 사이트 위키리크스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의 중국 상하이 영사관 비밀 외교전문(電文)을 공개했다. 2008년 9월 26일에 작성된 이 전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 내부 소식에 정통한 북한 전문가는 크리스토퍼 비드 당시 미 영사관 정무관에게 “(2008년 5월) 북한의 핵시설 신고는 충분하지 못했다”며 “북한의 바닷가 인근에 비밀 해저핵시설이 있다는 중대 정보를 중국 정부가 입수했다”고 밝혔다.

전문이 작성된 2008년 9월은 북한이 6자회담의 2단계 비핵화 합의를 파기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시설 자진신고를 철회한 뒤 감시단을 철수시키던 시점이었다. 해저핵시설은 북한의 IAEA 신고 내용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비드 정무관과 만난 이 전문가는 북한의 해저핵시설 때문에 “중국 지도부 내에서도 논쟁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전문 내용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지난달 공개한 영변의 우라늄 농축 원심분리기 1000여기 외에 또 다른 비밀 핵시설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북한이 그전까지 신고한 핵시설은 중수로와 플루토늄 농축 시설로 비교적 규모가 커 인공위성으로 식별이 가능한 것들이었다.

이 같은 북한의 해저핵시설에 대해 한국 정부 당국자는 “그런 사실은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제원자력기구(IAEA) 주재 대사는 이날 이사회에서 “북한이 최근 공개한 우라늄 농축 시설 말고도 그 옆에 추가로 우라늄 농축 시설을 건설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도 “북한의 새로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대한 보도를 접했다”며 “이는 북한의 경수로 건설만큼이나 심각하게 우려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김지방 엄기영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