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북·중, 국제압력 ‘탈출구’ 모색

입력 2010-12-02 21:52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중국과 북한은 양국 최고위급 인사를 파견하며 분주히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표면적으로 주목할 만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의 유일한 우방이자 후원국인 중국은 원칙적으로 중립을 선언했다. 양제츠 외교부장은 1일 연평도 포격 사태와 관련해 “중국은 각 사안의 가치에 기초해 입장을 결정하며 어느 쪽 편도 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양 부장의 발언은 ‘북한 감싸기’라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한 데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양 부장은 또 중국 측이 제안한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협의에 대해 “현 긴장국면을 완화하고 6자회담 재개 조건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자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협의 제안이 한·미·일 3국으로부터 불공정하게 비판받고 있다고 불만을 피력했다.

중국은 북한과의 우의를 다시 과시했다. 우방궈(吳邦國)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1일 중국을 방문 중인 북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만나 양국의 변함없는 우의를 과시했다고 중국 관영 CCTV가 보도했다.

우 위원장은 “양국 관계를 변함없이 발전시키는 게 중국의 전략적 방침”이라고 말했고, 최 의장은 “고위층 교류를 지속하고 전략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경협을 심화시켜 양국 관계를 더욱 진전시키자”고 제안했다. 최 의장은 특히 경제협력 확대를 위해 무역과 관련한 입법 교류를 제안했다. 이번 회담에서 우라늄 농축과 연평도 포격 사태가 논의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방중한 최 의장은 베이징과 지린(吉林)성을 방문한 뒤 4일 귀국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한국을 방문해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협의를 제안했던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이날 방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이 위원은 한·미·일의 사실상 거부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의 필요성을 설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나 북한은 아직 다이 위원의 방북 사실을 확인하거나 보도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 개최 날짜를 ‘12월 초’로 못 박는 등 외교적 역량을 쏟아 붓고 있어 다이 위원의 방북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연평도 사태로 미국 항모의 서해 진입을 용인할 수밖에 없었던 중국이다. 따라서 중국은 자국의 중재안에 대해 북한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낸 뒤 이를 바탕으로 한·미·일을 다시 설득하는 전략을 쓸 가능성이 있다. 북·미 양자 회담을 주장하는 북한이 중국의 중재안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