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박정태] 월드컵 개최지 역사

입력 2010-12-02 18:25

국제축구연맹(FIFA)이 4년마다 주최하는 월드컵은 지구촌 축제다. 초대 월드컵은 1930년 개막했다. 개최국은 남미의 우루과이. 1924년과 1928년 올림픽 축구에서 연속 금메달을 차지한 데다 독립 100주년을 맞이한다는 게 FIFA의 선정 이유였다. 하지만 세계 축구를 호령하던 유럽의 반발이 거셌다. 유럽 국가가 대거 불참한 가운데 우승의 영광은 개최국 우루과이에 돌아갔다. 그 후 두 차례 유럽(이탈리아·프랑스)에서 열린 월드컵에 다수의 남미 국가들이 불참한다. 보복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중단된 월드컵은 12년 만인 1950년 브라질에서 열렸다. 전쟁 피해로 유럽 개최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한국이 처음 참가한 건 1954년 5회 스위스월드컵. 6회 대회는 중립국인 스웨덴에서 치렀다. 이후 월드컵은 유럽과 남미(북중미 포함)가 번갈아 개최하는 관례가 확립된다. 칠레(7회)→잉글랜드(8회)→멕시코(9회)→서독(10회)→아르헨티나(11회)→스페인(12회)→멕시코(13회)→이탈리아(14회)→미국(15회)→프랑스(16회) 순으로. 2002년에는 아시아에도 문호가 개방돼 역사적인 한·일월드컵(17회)의 막이 올랐다. 최초의 공동개최다.

2006년 독일, 2010년 남아공에 이어 2014년 월드컵은 브라질에서 다시 개막된다. 이로써 역대 개최국은 모두 16개국. 두 차례 대회를 유치한 곳은 멕시코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브라질 5개국뿐이다. 짧게는 멕시코가 16년, 길게는 브라질이 64년 만이다. 평균 약 45년이 걸린 셈이다. 멕시코는 13회 대회 개최지로 확정된 콜롬비아가 경제 악화로 포기함에 따라 개최권을 넘겨받아 월드컵을 두 번 치른 최초의 나라다.

이제 세계의 이목은 2018년, 2022년 월드컵 개최지에 쏠린다. 2018년 대회는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를 비롯해 유럽 4곳이 신청했다. 2022년 대회에 도전장을 내민 나라는 ‘한반도 평화’를 내세우며 20년 만의 단독 유치를 노리는 한국, 사상 첫 오세아니아 개최를 주장하는 호주, 최초의 중동 개최 및 오일 달러로 유인하는 카타르, 최고 수익을 약속하는 미국, ‘월드컵의 미래’를 강조한 일본 등 5개국.

마지막 득표전에 나선 이들 후보국의 프레젠테이션이 1일과 2일(한국시간) FIFA 본부가 있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이뤄졌다. 그리고 FIFA 집행위원 22명의 비밀투표를 거쳐 3일 새벽 2018년, 2022년 월드컵 개최지가 마침내 발표됐다. 외신은 이 결과를 긴급 타전했다.

박정태 논설위원 jt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