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여성도 대회 출전 허용”… LPGA, 출전금지 조항 폐지

입력 2010-12-02 18:05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성전환자 수술로 여성이 된 선수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



LPGA 투어는 2일(한국시간) 선수 투표를 통해 ‘태어날 때 여성이어야만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는 조항을 폐지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표는 라나 로레스(57)라는 성전환자가 세계 드라이버샷 장타 대회 여자부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되자 지난 10월 LPGA 투어와 대회 주최 측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루어졌다.

남자였을 때 체중이 111㎏이나 나가던 폭동진압경찰(SWAT) 출신인 라나 로레스는 2005년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2008년 세계장타대회 여자부에서 강한 맞바람이 부는 가운데 비거리 254야드를 기록하며 우승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로레스는 “나는 여자다. 근육도 없고 약을 먹어서 남성 호르몬도 나오지 않는다. 몸무게도 79㎏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여자부에 출전하려고 했으나 대회를 주최한 ‘롱 드라이버스 오브 아메리카’는 ‘태어날 때 여자가 아니었던 사람은 여자부에 출전할 수 없다’는 LPGA 투어 규정을 내세워 로레스의 출전을 막았다.

이에 맞서 로레스는 LPGA 투어의 정책이 캘리포니아주 공민권에 어긋난다며 LPGA 투어 사무국과 주최 측을 상대로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04년 성전환 수술을 한 후 2년 이상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올림픽 출전권을 부여하고 있고, 미국골프협회(USGA)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도 성전환자들의 출전을 허용하고 있다.

LPGA 투어 사무국은 수 주 내에 현행 규정을 변경하는 절차를 진행한 뒤 내년 투어부터는 성전환자의 출전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