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수, 아직 상영해요?” 콘서트도 극장 개봉시대

입력 2010-12-02 17:48


가수들이 공연을 극장에서 ‘개봉’하고 있다. 한정된 좌석과 고가의 티켓 때문에 대중과 충분히 호흡하지 못한 콘서트가 대중친화적인 극장에서 상영되는 것이다. 3D로 촬영한 입체감이 살아있는 화면 덕분에 관객은 실제 콘서트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예전 공연 영상을 녹화한 기존 콘서트 영상물과 달리, 최근의 콘서트 개봉작들은 공연 내용에 가수의 인생 스토리를 덧붙이거나 토크쇼를 가미해 다양한 재미를 추구한다.

인기 아이돌 그룹 2AM의 콘서트 제작과정을 담은 ‘2AM 쇼’가 오는 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YB(윤도현밴드)의 미국 투어 과정을 다룬 ‘나는 나비’도 스크린에 걸렸다. 지난 9월에는 가수 휘성의 콘서트 ‘잇츠 리얼’이 콘서트 영상으로는 최초로 3D로 촬영돼 관객들을 만났다. 물론 이전에도 콘서트 공연이 극장에 개봉된 적은 있다. 지난 4월 ‘빅뱅’ G드래곤은 지난해 12월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샤인 어 라이트’를 HD화질로 녹화한 영상을 전국 영화관에서 정식 개봉했다. 그 외에 서태지, 영국 록그룹 ‘퀸’ 라이브 공연도 극장 상영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의 콘서트 영화는 공연을 넘어 한 가수의 인생, 일상을 담은 휴먼 다큐멘터리 요소를 가미해 관람 대상을 넓힌 게 특징이다. ‘2AM 쇼’는 콘서트 실황뿐만 아니라, 그들의 과거·현재·미래를 정리했다. ‘잇츠 리얼’에서는 리허설 무대에서의 휘성과 작사가로서 고민하는 모습 등 휘성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다. ‘나는 나비’는 본격적으로 ‘음악 다큐멘터리’를 표방한 경우다. YB가 미국 최대 록페스티벌인 ‘워프트 투어’에 참가한 10여일 간의 여행 과정을 로드 무비 형식으로 담았다. 공연 내용도 있지만, 무대 뒤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비중있게 다뤄졌다.

가수들의 극장행이 늘어난 데는 영상미도 빼놓을 수 없다. ‘2AM 쇼’와 ‘잇츠 리얼’은 3D로 촬영됐는데, 3D 영상은 실제 콘서트를 보는 듯한 입체감을 제공한다. 티켓 가격과 시간의 한계 때문에 콘서트에 가지 못한 관객들에게는 가격이 저렴하고 극장에서 개봉되는 ‘콘서트 영화’는 매력적일 수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미국 아이돌 마일리 사이러스와 인기 그룹 U2의 콘서트를 3D로 담은 ‘한나 몬타나와 마일리 사이러스’와 ‘U2 3D’가 미국 극장가에서 흥행한 바 있다.

극장 개봉은 아니지만, 봄여름가을겨울은 3D전문채널 SKY3D를 통해 3D로 촬영된 특별콘서트를 제작했다. 이달 말에 방영되는 본 공연은 멤버들의 공연 전 모습, 인터뷰, 무대 뒷모습 등을 담았다.

극장판 콘서트 ‘라이브 인 3D’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SK텔레콤은 “2AM 쇼는 동아시아 국가에서 극장 개봉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가수들의 공연에 다양한 스토리 라인을 입혀, 더 많은 관객들을 찾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