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온기 돌기도 전에 둔화조짐 보이는 경기

입력 2010-12-02 17:41

분기별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10년 3분기 잠정 국민소득’에 따르면 실질 GNI는 전기 대비로 0.2% 증가하면서 3분기 연속 하락했고 지난해 1분기 -0.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로 0.7%다. 올 1, 2분기에도 전기 대비 증가율은 각각 2.1%, 1.4%를 나타냈지만 실질 GNI 증가율은 같은 기간 각각 0.9%, 0.5%에 그쳤다. GNI 증가율이 GDP 증가율을 밑돌고 있는 것이다.

경제 규모(GDP)는 늘고 있으나 국민이 실제로 손에 쥐는 소득(GNI)은 그에 못 미치고 있다. 우리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지난 7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체감경기는 그만 못하다는 얘기다.

정책 당국은 올 경제성장률 6% 달성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모양이나 일반 국민에게는 남 얘기처럼 들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체감경기가 지표경기를 밑도는 상황에서 경기둔화가 가시화되고 있어 앞으로 체감경기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

1일 발표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0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로 4.2%나 하락, 2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경기둔화가 본격화된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경기변동순환변동치가 석 달 연속 하락하는 등 경기는 이미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

올 2분기부터 민간부문이 성장을 주도하기 시작한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정책의 초점을 기업의 투자확대 유도·지원에 맞추고, 무엇보다 물가를 안정시켜 체감경기 악화를 최소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