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성시화본부장 이성우 목사, “北 연평도 도발에 증보기도·모금운동”
입력 2010-12-02 17:43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사역한 지 15년이 넘었는데 지금처럼 참담한 마음이 든 적은 없었습니다.”
미주성시화운동본부 본부장 이성우(54·사진) 목사는 1년에 몇 차례 한국을 방문한다. 겨울엔 미주 체험학습을 위해 한국 청소년들을 인솔해 미국으로 가고, 여름엔 고국체험학습을 위해 미국의 교포 청소년들을 국내로 데려온다. 성시화운동 사역을 위해서도 수시로 입국한다. 그가 전하는 요즘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인교회들 사정은 말이 아니다.
“건축을 위해 큰 돈을 빌린 어떤 교회의 경우에 주일 헌금을 고스란히 은행이 가져갑니다. 건물은 크게 지었는데 성도들이 떠나가는 바람에 빈사상태에 빠진 교회도 있습니다. 남가주 1200여개 한인교회 중 교역자 사례비를 제대로 못주는 교회가 3분의 2는 될 겁니다.”
남가주 한인교회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듬해인 지난해부터 ‘미주 사랑의 쌀 나눔운동’을 벌이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한인사회 내 절대빈곤층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남가주 대부분의 교회와 언론, 영사관까지 참여한 이 운동을 통해 지난해에만 1만포의 쌀을 모아 한인 절대빈곤층에 전달했다. 그중 2000포는 흑인, 히스패닉 등 미국 내 타민족 빈곤층에게 나눠줬다. 올해엔 목표를 5000포 더 늘려 잡았다. 이 목사는 “요즘 쌀을 달라는 한인들의 전화가 영사관으로 빗발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높아가고 있는 한반도 긴장에 대해서도 한인교회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남가주 한인교회들은 이번 주와 다음 주 주일예배 때 고국을 위한 중보기도 시간을 일제히 드리기로 했다. 미주 한인총연합회는 연평도 포격 희생자들을 위한 성금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이 목사는 한인 교회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다음 세대를 위한 사역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7년 전부터 실시하는 미주 체험학교엔 매년 50여명의 청소년이 참가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내 유명 대학과 의회, 교회들을 둘러보고, 멕시코 단기선교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목사는 “미주 체험학교를 통해 민족의 평화통일과 복음화, 세계선교의 일꾼들이 배출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주 체험학교 등록은 미주성시화운동본부 홈페이지(holycityusa.org)나 한국 내 전화(031-662-0307)로 할 수 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