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60년 밀알의 기적] (9) 방한의류 지원
입력 2010-12-02 17:32
“지구촌을 포근하게”… 1000억 어치 전달
“이 외투가 우리에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몰라요. 조카인 노민이 얼마 전 심장수술을 받았는데 추운 날씨에 옷이 없어 걱정이었거든요. 이 따뜻한 외투가 없었다면 아이도 아이지만 가족 모두 추운 겨울을 견디지 못했을 거예요.”
몽골 바얀코슈에 살고 있는 8세 소년 노민의 고모는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몽골의 겨울은 어른도 견디기 어려운 엄청난 추위”라며 “노민 같은 어린 아이에게는 겨울을 잘 나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모 없이 고모의 손에서 자란 노민은 심장질환을 앓다 한국월드비전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따뜻한 체온 유지가 필수인 노민에게 10명 대가족이 겨우 지내는 작은 집은 춥기만 하다. 이런 노민과 가족에게 몽골월드비전 바얀코슈 사업장에서 따뜻한 겨울 외투를 전했다. 이 겨울 외투는 한국의 영원무역이 월드비전을 통해 보낸 것. 한국월드비전은 영원무역이 기증한 20만벌의 외투를 몽골 전역 월드비전 사업장 어린이들에게 공급했다. 현지 8만여명의 아동들에게 이 외투는 겨울 수호천사가 되어 주었다.
영원무역이 이처럼 춥고 가난한 아이들을 도운 것은 10년이 넘었다. 1999년부터 영원무역은 월드비전을 통해 1000억원어치에 달하는 구호 물자를 지구촌 곳곳의 어렵고 고통당하는 이웃에게 전했다. 노스페이스, AIGLE 등 세계 유명 브랜드의 옷을 만들어 수출하는 영원무역은 99년 동티모르에 1만7000여벌의 점퍼를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 베트남, 아프카니스탄, 이라크, 캄보디아, 몽골 등 한국월드비전이 긴급구호사업을 펼치는 지역에 방한용 점퍼, 담요 등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었다.
또 2005년에는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당한 파키스탄 산간지역 주민을 위해 방한 의류 5만5000여벌을 긴급 지원하기도 했다. 2010년 아이티 강진 때도 영원무역은 어김없이 기증 물품을 보냈고, 북한의 연평도 도발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2000여명의 피난민들을 위해서도 방한복을 신속하게 지원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영원무역은 이미 만들어놓은 옷이나 재고물품이 아닌, 되도록 새 옷을 제작해 기증한다. 진정 마음을 담은 나눔이 아닐 수 없다.
영원무역은 최근 월드비전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전 세계 이웃들의 감사를 담은 감사패를 받았다. 1000억원이 넘는 물품을 기부한 기업 대표라기보다 이웃집 아저씨 모습의 성기학 사장은 “각 나라와 입는 사람의 필요와 상황을 고려해 기증 의류를 제작한다”고 했다. “추운 나라 아동들에겐 꼭 후드(모자)를 달고, 옷 색깔이 너무 화려하거나 비싸 보이면 중간에서 가로채 오히려 평이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지금도 지구촌 곳곳의 많은 어린이와 이웃들이 영원무역의 옷 덕분에 따뜻한 밤, 따뜻한 겨울을 지내고 있다. 그리고 그 따뜻함은 내일의 꿈과 희망까지 선물하고 있다.
김무정 선임기자 k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