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요리사의 호스피스 만찬… ‘내 생의 마지막 저녁 식사’
입력 2010-12-02 17:26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로이히트포이어’(등대의 불빛)는 생명을 연장하는 대신 나머지 생을 뜻 깊게 정리하려는 사람들이 모인 호스피스 시설이다. 최고급 레스토랑의 수석 요리사 출신인 루프레히트 슈미트가 이곳에서 11년간 근무하며 사람들이 주문한 마지막 만찬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렸다. 책은 슈미트의 이야기를 취재했던 독일 ARD방송국의 되르테 쉬퍼가 펴냈다. 죽음을 앞둔 고통 때문에 애써 만든 음식을 한 숟갈도 뜨지 못하고 뱉는 사람들이 허다하지만 슈미트는 실망하지 않았다. 이들은 이미 음식을 통해 상대방을 먼저 떠나보내야 하는 가슴 저릿한 사랑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영원히 살 것처럼 달려온 사람들의 마지막 식사는 남은 이들에게 인생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유영미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