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6년만에 한기총 수장 배출인데 집안싸움이라니… 커지는 단일화 목소리

입력 2010-12-01 19:27

30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후보 마감 결과 2명의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인사가 최종 등록했다. 누가 되든 내년 한기총을 이끌 수장은 예장 합동 목회자가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후보등록 마감 이후 예장 합동 분위기는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2004년 이후 6년 만에 연합기구의 수장을 맡게 됐다는 기쁨보다는 교단 인사끼리 싸우는 낯 뜨거운 상황이 현실화됐다는 냉소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후보를 하루빨리 단일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렇다면 어쩌다 교단 인사끼리 경쟁하는 상황이 연출됐을까. 사연은 이렇다. 지난 9월 30일 열린 제95회 총회에서 길자연 왕성교회 목사가 492표를 얻어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로 결정됐다. 당시 김동권 진주교회 원로목사는 40표를 얻어 3위에 그쳤다. 문제는 김 목사가 여기에 불복하고 기독시민운동중앙협의회 추천을 받아 후보에 등록하면서 발생했다.

두 명 모두 예장 합동 총회장을 지낸 ‘어른’인 데다 교단 내 정치적 역학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현재 총회본부 직원이나 목회자들 모두가 입 조심을 하는 분위기다. 공식적으론 총회가 선출한 길 목사를 지원하고 있지만 일부 전 총회장들이 김 목사를 은근히 지원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김삼봉 총회장은 “지난 6년간 한기총 대표회장이 우리 교단에서 나오지 않아 교단 체면과 위상이 많이 손상됐다”면서 “후보는 지난 95회 총회 결의대로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서기행 전 총회장은 “길 목사가 선출되든 김 목사가 되든 그 나름대로 좋은 점이 있을 것”이라면서 “두 분 중 한 분이 예장 합동을 대표해 한기총 대표회장에 선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총회 한 관계자는 “솔직히 두 후보 모두 현재의 상황을 썩 내키지 않아하는 분위기”라며 “총회본부는 대체로 침묵하고 있지만 교단 대표인 길 목사 쪽으로 힘을 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고 귀띔했다. 다른 관계자도 “총회 현장에서 직접 투표 결과 낙선하신 분이 교단이 아닌 타 단체의 추천으로 출마하는 것은 반총회적 행동 아니냐”고 반문했다. 교회갱신을위한목회자협의회 관계자도 “교단 위상을 생각해서 후보 두 명을 한 명으로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