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 이탈리아까지 위협… 스페인에 빌려준 돈 많아
입력 2010-12-01 21:51
“유로존 폭풍이 이탈리아로 향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이탈리아의 국채금리가 연 5% 수준에 육박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경제위기 국가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지아니 레타 총리실 보좌장관은 30일 “시장의 불안감이 아일랜드를 거쳐 더 건실한 나라인 스페인과 포르투갈로 확산되고 있고, 이탈리아마저 여기 휩싸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내년 이탈리아의 재정적자 규모가 목표치 3.9%보다 많은 4.3%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정부의 교육예산 삭감에 항의하는 대규모 학생 시위도 연일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오는 14일 치러질 내각 신임투표에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실각이 예상된다.
FT는 “이탈리아의 문제는 은행들이 스페인에 빌려준 금액이 너무 크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0억 유로에 이르는 스페인의 은행 구제기금이 이미 바닥났다고 보도했다. 또 스페인과 이탈리아 정부가 내년에 필요한 자금은 각각 1500억 유로와 3400억 유로라고 전했다.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 유로존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유로존의 위기감은 지금도 계속 커지고 있다. 국채금리는 연일 오르고 은행 주가는 하락세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S&P가 프랑스의 신용등급도 낮출 것이라는 소문을 전했다.
WSJ는 EU가 위기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지난 7월 실시한 은행 건전성 심사를 더욱 엄격한 기준으로 재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 투자분석가는 은행 부실이 드러나면 “대마불사(too big to fail)란 말이 대마필사(too big to bail)로 바뀔지 모른다”고 말했다.
CNN은 “스페인이 무너질 경우 프랑스와 독일 은행도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그러면 미국 월스트리트도 안전하지 못하다”고 경고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