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군 모금활동 시작… 반갑다 빨간냄비 사랑으로 끓어라

입력 2010-12-01 18:38


‘이웃돕기의 대명사’ 구세군 자선냄비가 올해도 어김없이 거리에 등장했다. 구세군대한본영은 1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2010 구세군 자선냄비 시종식’을 열고 본격적인 모금활동에 들어갔다. 전국 76개 지역에 300여개의 자선냄비를 설치하고 약 4만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오는 31일까지 거리 모금을 실시한다.



올해 구세군 자선냄비는 ‘아름다운 동행’을 주제로 펼쳐진다. 구세군 박만희 사령관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비리로 기부에 대한 마음이 꽁꽁 얼어붙고,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전 국민들이 그 어느 해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이러한 때일수록 우리는 더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면서 사랑의 종소리를 울려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2억원 늘어난 42억원이다. 마스코트 모금함 등을 장착한 1t 트럭을 운행해 군부대 경찰서 유치원 등으로 달려가는 ‘찾아가는 자선냄비’나 서신·은행모금통·톨게이트 모금, 물품 후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된다. 올해는 스마트폰과 ARS를 이용한 모금도 새롭게 실시한다.

자선냄비가 등장한 첫날부터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휘슬러코리아 등 기업들의 성금이 이어졌다. 물품 지원도 활발했다. 대한생명은 자원봉사자들에게 방한복을, 경조쌀 보내기 운동을 펼치는 ‘드리米’는 연예인들이 기증한 사랑의쌀 1004포(10t)를 후원했다.

교회의 나눔은 앞서나갔다. 서울 삼선동3가 본교회(조영진 목사)는 지난달 28일 ‘따뜻한 장갑 구세군 자선냄비’를 주제로 자선냄비 나눔행사를 열었다. 오전 예배를 마친 성도들이 교회에 설치된 4개의 자선냄비에 사랑의 힘을 보탰다. 특히 가수 아이비가 이날 깜짝 자원봉사자로 나서 훈훈한 정을 나눴다.

시민들의 기부 참여를 독려하는 이벤트도 마련됐다. 도미노피자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출동! 파티카 사랑나눔’ 행사를 열었다. 피자를 만드는 차량인 ‘파티카’를 자선냄비 현장에 보내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시민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갓 구운 따뜻한 피자를 무료로 나눠줬다. 도미노피자는 앞으로 일곱 차례 더 진행한다.

한편 구세군 자선냄비 시종식에는 이성헌 국회의원, CBS 이재천 사장, CTS 기독교TV 구본홍 사장,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등이 참석했다. 또 크리스천 연예인으로서 평소 나눔운동에 앞장서온 주영훈 이윤미씨 부부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구세군 자선냄비는 1891년 성탄이 가까워오던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부두에서 첫 종을 울렸다. 조지프 맥피 사관은 당시 갑작스런 난파사고로 재난을 당한 사람들과 빈민들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도울까 고민하던 중 부두로 나가 큰 쇠솥을 내걸었다. 그리고 그 위에 ‘이 국솥을 끓게 합시다’라고 써 붙인 뒤 거리모금을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성탄절에 불우한 이웃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할 정도의 충분한 기금이 모였고, 이후부터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실시하고 있다. 한국에는 1928년 12월 15일 처음 등장해 지난 82년간 사랑의 종소리를 울리며 작은 나눔으로 더불어 사는 아름다움을 세상 곳곳에 심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