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한국 현대건설 인수 잡음 족벌경영·주주 경시 탓”
입력 2010-12-01 18:37
한국 기업들의 족벌 경영과 소액주주들을 무시하는 경향, 기업 지배구조 문제 등이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의 원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판이 1일 보도했다.
WSJ는 “최근 치러진 현대건설 지분 입찰이 좋은 사례”라며 “현대건설 인수 후보는 현대가(家)의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 2곳뿐인데, 인수전 패자인 현대차그룹은 현금이 넘쳐흐를 정도지만, 투자에 대한 명확한 사업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상황은 서로에 대한 비난과 소송 위협으로 파급되고 있으며, 이는 이번 인수전이 단지 적통성을 획득하기 위한 족벌 구성원 간 경쟁일 뿐이라는 시각을 강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WSJ는 더 중요한 점은 소액주주들이 얼마나 불안해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들이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대그룹이 인수대금 마련에 성공하더라도 엄청난 채무를 떠안게 돼 그룹 주력사인 현대상선의 채무 부담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 있으며, 현대그룹이 향후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금을 빼내갈 수 있다는 우려감으로 현대건설 주가도 한 달간 17%나 급락했다고 WSJ는 덧붙였다.
WSJ는 기업 지배구조 문제는 아시아 전반에 걸친 고질병이지만, 한국의 경제성장 수준과 글로벌 입지를 고려한다면 심각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의 조사 결과 한국은 11개국 가운데 맨 밑에서 세 번째로 열악한 수준이며, 한국보다 못한 나라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밖에 없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