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외교문건 공개] 野 “정부 무능외교의 실체 드러났다” 일제히 포문

입력 2010-12-01 21:36

야당은 1일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의 기밀문서에서 우리 외교통상부 고위 관리들의 발언 내용에 대해 “정부 외교 무능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중국이 ‘떼쓰는 아이’인 북한을 포기할 준비가 돼 있다’ ‘중국이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문서로 나타난 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인식”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국익의 최전방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한민국 외교관이 이런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은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직업 외교관이 외교적 수사를 아전인수로 해석하는 무능함을 노출하고 있고, 이런 무능·안이함이 북한의 오판을 가져오고 있다”며 “국가안보의 양축인 국방력과 외교력, 대한민국 안보의 총체적 무능함이 적나라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최고위원도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된 것들을 보면 이 정부가 얼마나 희망사항과 사실 관계를 혼동하는지, 얼마나 과장되고 비과학성으로 점철돼 있는지 알 수 있다”면서 “10년 집권의 경험을 가진 야당으로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설기구의 복원을 당론으로 요구하자”고 제안했다.

차영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가 지난해 가을부터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접촉했다는 내용이 있는데 그동안 햇볕정책, 평화, 대화라는 얘기만 나오면 히스테리를 보이던 정권에서 이런 일을 하고 있었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청와대는 이에 대해 답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핵심적인 주요 국가기밀 누설의 단초가 될 수 있고, 무엇보다 이렇게 이완된 보안의식은 해이해진 공직사회의 기강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책임소재를 밝혀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마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구나 외교 관계자들이 외교에 악영향을 미칠 언동을 함부로 하고 다닌 점은 도저히 묵과하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