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외교문건 공개] 위키리크스가 묘사한 각국 정치인들
입력 2010-12-01 21:36
내부고발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電文·cable)에는 각국 지도자에 대한 적나라한 평가와 비밀스러운 사생활, 비리까지 담겨 있다.
대표적인 반미 정치지도자로 위키리크스의 폭로 직후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개인적인 비리 혐의를 받게 됐다. 차베스 대통령의 친형인 아단이 2006년 쿠바 주재 대사로 근무하면서 양국 무역에서 개인적인 이익을 챙겼다는 내용이 당시 미 대사관 전문에 포함돼 있었다. 차베스 대통령 자신도 쿠바 정보원들과 직접 접촉해 정보를 주고받은 것으로 전문에 묘사됐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다른 프랑스 정치인들과 달리 본능적인 친미주의자”이지만 성격이 변덕스러워 주변 참모들이 솔직한 조언을 하지 못해 ‘벌거벗은 황제’라고 묘사됐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허영심이 강하고 파티를 좋아하지만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인물’이라고 보고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모험을 무척 싫어하고 창의력이 없다’고 묘사됐다. 또 정치적인 실수를 해도 좀처럼 타격을 입지 않아 ‘흠집이 잘 나지 않는 독일제 프라이팬’을 의미하는 ‘테프론(Teflon)’이란 별명까지 붙였다.
아프가니스탄의 하마드 카르자이 대통령은 마약 거래에 연루된 경찰이나 부패 혐의로 체포된 고위 관료를 사면하고, 아흐메드 지아 마수드 부통령의 재산 해외 반출을 방관한 것으로 보고됐다.
또 2008년 작성된 전문에는 카자흐스탄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클럽하우스를 갖춘 실내외 승마장과 말 농장을 갖고 있고 터키에도 별장이 있는 등 초호화 생활을 하는 것으로 묘사됐다. 카자흐스탄의 일부 권력자는 각국 대사를 초청한 파티에 세계적 팝스타 엘턴 존을 불러 공연하도록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우아하고 매력적’이란 호평과 ‘결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인물’이라는 악평이 엇갈렸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 실용적인 대외정책을 구사하는 인물로 묘사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