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판도 ‘1강 5중 1약’… 새판 짠 현대캐피탈 절대 우위

입력 2010-12-01 17:47

4일 개막하는 2010∼2011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판도는 현대캐피탈의 절대우위 속에 나머지 팀들이 플레이오프 진출을 다투는 ‘1강 5중 1약’으로 요약된다.

4년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주축선수로 세터 권영민, 리베로 오정록 정도만 남았을 뿐 핵심선수들이 바뀌어 전혀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주포 박철우가 자유계약선수로 삼성화재로 이적했지만 KEPCO45와의 트레이드로 오른손 거포 문성민을 얻었고 박철우의 보상 선수로 세터 최태웅까지 영입, 권영민과 함께 최고의 세터진을 구성했다.

세계적인 공격수인 푸에르토리코 대표출신 헥터 소토의 화력도 삼성화재의 간판 가빈 슈미트에 비해 손색이 없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9월 수원·IBK 기업은행컵 대회에서 소토 없이 우승하면서 실력을 입증했다. 다만 문성민이 1라운드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게 초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타 팀들로부터 ‘공공의 적’이 된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도 1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선수들이 많이 바뀌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생각했다”면서 “정규리그에서 3, 4위 한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 어떻게 하면 우승할까만 고민했다”고 밝혀 속내를 드러냈다.

4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삼성화재는 공수의 핵 석진욱이 오른 무릎십자인대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되면서 치명타를 맞았다. 또 삼성 공격력의 절반이상을 책임지던 가빈이 새로운 세터 유광우와 어떻게 호흡을 맞출지도 관심거리다. 삼성은 리베로 여오현을 축으로 잘 짜여진 수비조직력이 여전히 최고인데다 박철우와 가빈의 공격력이 막강해 현대캐피탈을 위협하는 선두주자로 꼽힌다.

이들 양강 체제를 위협하던 대한항공과 LIG손해보험은 각각 강동진과 하현용이 군 복무로 빠지는 게 부담이지만 지난해보다 외국인 선수가 강해졌다. 대한항공은 미국 대표인 에반 페이텍, LIG손해보험은 보스니아 국가대표 출신인 밀란 페피치를 영입했다. KECPO45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대어 박준범을 손에 넣으면서 멤버가 화려해졌다. 문성민을 현대캐피탈에 넘기면서 지난 시즌 블로킹 1위 센터 하경민과 만능 레프트 임시형을 영입해 4강권의 전력을 갖췄다. 2년차 막내인 우리캐피탈은 지난 시즌 5위에서 한 단계 더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