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대출계약서 제출 불응땐 MOU 해지” … 현대그룹 압박

입력 2010-12-01 21:43

현대건설 매각 주관사인 외환은행은 1일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그룹에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과의 대출계약서를 7일까지 제출하라는 공문을 30일 발송했다”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법률 검토와 주주협의회 의결을 통해 양해각서(MOU) 해지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효상 외환은행 여신관리본부장은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외환은행도 현대건설 매각에서 나티시스 은행의 자금조달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현대그룹과 딜이 깨진다면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자동차그룹과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외환은행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 29일 한국정책금융공사, 우리은행 등 다른 채권단의 의견을 무시하고 현대그룹 측과 MOU를 서둘러 체결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외환은행 측은 현대그룹이 7일까지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추가로 5영업일의 시한을 마지노선으로 못 박았다. 정책금융공사도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동양종합금융증권의 투자 조건에 대해서 금융당국에 사실 확인을 의뢰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이 최근 외환은행에 예치했던 수조원대의 계열사 예금을 인출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훈 강준구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