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北공격계획 지난 8월 감청 李대통령에게도 보고했다”
입력 2010-12-02 00:23
元국정원장 정보위서… “상시적 언동 판단”
국가정보원이 1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 지난 8월 감청을 통해 서해 5도 공격(계획)을 확인했으며 이런 내용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원세훈 원장을 비롯한 국정원 고위 간부들은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정보위에 참석했던 복수의 의원들이 전했다.
이번 발언으로 우리 정부와 군이 3개월 전에 이미 북한의 연평도 도발 기도를 파악했으면서도 제대로 대비태세를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군은 북한군이 지난 23일 연평도를 포격하기 전에 전군에 비상경계령을 내리는 등의 도발 움직임을 포착했지만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원 원장은 “감청을 확인한 후 상응하는 조치를 (우리 군이) 취하지 않았느냐”는 의원들의 지적에 “북한이 상시적으로 그런 언동을 해왔기 때문에 민간인에 대한 공격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고 민주당 정보위 간사인 최재성 의원이 전했다. 원 원장은 이어 “북한이 (포격 당일 감청이 안 되는) 유선으로 작전을 수행했고, 연평도 도발 후에도 유선으로 통신해 북측의 인명 피해 등을 측정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다만 위성을 통해 우리 군이 대응해 쏜 포탄 45발의 탄착지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 양국은 지난 28일 시작된 서해 연합훈련이 이날 마무리됨에 따라 연내에 추가로 해상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 관계자는 “이미 연내 수차례 연합훈련이 계획돼 있었다”며 “연합해상훈련을 하는 방안을 미측과 협의 중이지만, 훈련 시점이 연내가 될지 아니면 내년 초가 될지는 계속 협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지도부가 6자회담 무용론을 제기하며 ‘불벼락 보복’을 공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단체 NK지식인연대의 김흥광 대표는 북한 내부소식통을 인용, “이영호 총참모장이 연평도 공격 이틀 뒤인 25일 오전 제3방송에 나와, ‘지금까지 6자회담에 꼬박꼬박 참가해 성의를 보였지만 국제사회가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없다. 미국과 대화도 이젠 필요 없다. 힘에는 힘이 김정일 장군님의 결심이며 장군님의 보복과 불벼락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겸직하고 있는 이영호는 북한 군부 ‘1인자’로 꼽힌다.
김 대표는 또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지방 단위로 ‘전시동원태세 지시문’을 보내 미국을 비난하는 군중대회를 열도록 명령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제3방송’은 각 가정에 스피커로 전달되는 일종의 유선 방송망으로 주민 선전·선동용으로 많이 쓰인다.
한장희 엄기영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