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 김민철씨, 뇌성마비 1급이 이룬 시집 출간 꿈
입력 2010-12-01 19:40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이 지역 기업체 직원들의 도움으로 시집 출간의 꿈을 이뤘다.
경남 거제도에서 태어나 줄곧 거제 지역에서 살아온 김민철(38·뇌성마비 1급)씨가 1일 시집 ‘걷고 싶은 꿈’을 펴냈다.
김소월 시인을 좋아했고 시 쓰기를 좋아했던 그는 1995년부터 틈틈이 시를 써오면서 시집 출간을 소원했지만 여건이 허락지 않았다. 포기할까 생각하던 김씨에게 마침 기회가 찾아왔다. 지역 장애인들의 소원을 조사해 그 꿈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장애인 소원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사내 봉사팀 ‘사랑나눔후원회’와 인연이 닿은 것이다.
복지시설 실로암에서 생활하는 김씨의 소원이 시집을 내는 것이란 걸 알게 된 봉사팀 직원들은 본격적인 소원 만들기에 들어갔다. 김동진 후원회장은 “우연히 김씨의 사연을 듣고 도와줄 방법을 찾게 됐다”며 “지난 10월부터 사원들로부터 400만원을 모금해 출판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비용이 모자라자 직원들은 편집·교정 작업을 직접 거들었고, 그 결과 시집 ‘걷고 싶은 꿈’이 세상에 태어나게 됐다. 모두 35편이 실린 이 시집은 1000권이 인쇄돼 일부는 지역의 복지시설 및 관공서에 기증됐다. 나머지는 판매해 봉사기금에 보탤 예정이다.
김씨는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시집이 출간돼 정말 기쁘다”며 “어렵게 생활하는 사람들이 이 시집을 통해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거제=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